▲ 튜린의 수의에 예수님 모습을 박아주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책머리에
이 책의 내용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전 용산 소신학교 교장신부로 계시다가 공산군에 의해 납북되신 이요셉(재현) 신부님께서 편역하신 ‹성심과 사제›에서 일부 발췌한 것이다.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발행된 책이나 내용면에서 좀 어려운 점이 있지만, 교우들의 신심생활에 도움이 되고, 또 여러 교우들의 요청에 의하여 한정판을 펴내는 것이오니, 이 책을 통하여 사순절 동안‘주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더 깊게 묵상함으로써 신앙생활의 향상을 바라 마지 않는다.
내용이 매일 묵상 식으로 편집되었으므로 매일축일표를 참조하여 매일매일 묵상하면 좋을 것이다.
가톨릭출판사 사장
김 병 도 신부
화 살 기 구
예수 성심이여, 네게 의뢰하나이다.(매번 三백일 은사)
예수 성심이여, 나를 사랑하시는 줄을 믿나이다.(매번 三백일 은사)
예수 성심이여, 무궁지세에 생활하실지어다.(백일 은사)
머 리 말
이 책에 실린 말씀은,「성심의 멧세지」라는 제호가 벌써 잘 실증해 주는 것과 같이, 어느 성인·성녀나 어느 천신이 하신 말씀이 아니다. 예수께서 친히 요세파라는 수녀에게 들려주신 말씀이다. 저 수녀는 서반아 사람으로 예수 성심회에 들어가 수덕 입공하다가 성심의 이 멧세지를 받아 기록하고, 一九二三년 十二월 二十九일에 三十三세를 일기로 선종하셨다.
예수의 심장에서 끓어 나온 말씀이니만큼, 그 효력이 어떠할지 누구나 다 잘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대해서는 교황 비오 十二세의 말씀을 듣기로 하자.
「나는 예수 성심께서 자기의 극히 겸손한 종 마리아 요세파 메낭데 수녀에게 은총으로 감오(感悟)시켜 주신 이 위대한 사랑이 충만한 페이지 공포를 기뻐하실 줄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페이지가 많은 영혼에게 완전한 신뢰심을 항상 유효히 증진(增進)시킬 것이요, 누구나 다 가련한 죄인인 우리 모든 이에게 대한 천주 성심의 무한한 인자에 정 깊은 신뢰를 더욱 가지게 할 것이다」하셨다.
참으로 이 페이지를 읽는 자는 예수께 대한 사랑이 뜨거워지고, 성심께 의뢰하는 마음이 강고해지며, 근심 중에 위로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이 책자를 간행하여 제공하오니, 우리 교형 여러분도 읽어 예수 성심의 그 무한한 성총을 받아 입으시기 바라는 바이다.
「집어 읽으라!」
차 례
화살기구
머리말
성심의 멧세지(모든 이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예수, 종도들의 발을 씻으심
최후만찬
성체성사와 죄인
성체성사와 헌신한 영혼
성체성사는 무시 받는 사랑의 묘건
제세마니
예수, 잠자는 종도들을 만나심
유다스에게 팔리심
간선한 영혼들의 사소한 모반
영혼들을 위하여 계속해서 기록하라
감금 중의 예수
감금되어 계신 천주를 본받으라 부르심
내나라는 세상 것이 아니다
헤로데에게서
비라도가 편태하라고 내붙임
예수, 자관을 쓰시고 왕으로 조소를 받으심
예수보다 바랍바를 더 낫게 여김
예수, 사형선고를 받으심
유다스의 실망
갈바리아에 오르심
성모를 만나심
시몬 치레네오가 예수 뒤에서 십자가를 짐
십자가에 못박히심
가상칠언
봉헌기도문
성심의 멧세지
- 모든 이에게 -
이 멧세지는 예수께서 친히 요세파 수녀에게 주신 것이다. 이것은 일반 모든 사람에게 주신 것이다. 오주 예수 「이 말을 들어라. 읽어라」하셨으니 여러분은 듣고 읽어 성심의 원을 채워 드리며 많은 성총을 받으시기를 비는 바이다.
성심의 멧세지
세상이 내 성심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내 사랑을 알았으면 좋겠다. 내가 저들을 위하여 한 바를 그들은 아는가? …… 나 저들에게, 나 밖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헛된 일이라는 것을 말해주고자 한다. 나 밖에서는 행복을 얻지 못한다. 나, 모든 사람, 의인이나 죄인이나, 유식한 자나 무식한 자나, 명하는 자나 순명하는 자나 다 부른다. 나 모든 이에게 말하노니,「너희가 행복을 원한다면 내가 행복이요, 너희가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평화다. 또 나는 인자요 사랑이다!」
나는, 이 사랑이 영혼을 비추어 주는 태양이 되고, 영혼을 덥게 해 주는 열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온 세상이 나를 인자와 사랑의 천주로 알아주기를 바란다.
내가 용서해주고 구원해주고자 하는 내 뜨거운 원의를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아주 가련한 사람이라도 나를 무서워 말았으면 좋겠다! 극악 대죄인이라도 나를 피하여 멀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들 오너라! 나는 저들에게 생명과 평화와 참 행복을 주려고 팔을 벌리고 아버지처럼 기다리고 있다.
× × ×
그런즉 세상은 이 말을 듣고 읽을지어다.
「어떤 아버지가 외아들을 두었었다. 유력 부요하며 무수한 종들을 거느리고 모든 존경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참 안락하였다. 그 행복에 부족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부족한 자가 아무도 없었다. 아들은 아버지로 만족을 삼고, 아버지는 아들로 만족을 삼으며, 둘이 도무지 동감 동애하는 사랑이 충만하여 완전한 행복 속에서 지내었었다. 그런데 하루는 그만 그 착한 주인의 종중에서 하나가 병들어 눕게 되었다. 병은 불원간 중태에 들어, 그를 살리기 위해서는 극력 수단을 베풀고 아주 좋은 약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그런 무망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종은 고독 단신에 가난한 자였다. 주인은 이것을 보고 끔쩍 놀랐다. 어떻게 할까? 그냥 혼자 버려둘까? 죽으라고 내버려둘까? 그 착한 마음은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저 불행한 종에게 다른 종을 보낼까? 일어나는 동정심에 북바쳐 자기 아들을 불러 그 근심을 열어 보이며 죽을 위기에 있는 저 불쌍한 사람의 처지를 말한다. 그리고 또 저에게 부단 정력의 치료를 해주면 아직 구원해 줄 수 있고 오래 살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말한다. 심리가 아버지와 같은 아들은, 의향이 그러시다면 곧 종에게 내려가서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불면불휴의 수고와 피로를 아끼지 않고 극력 치료해 보겠습니다 하고 승낙한다.
아버지도 그렇게 여겨 자기 아들과의 재미있는 동거를 희생하기로 한다. 아들은 아버지의 부드러운 품을 떠나 자원 종이 되어, 참말 자기 종인 그에게 내려온다. 이렇게 병자의 머리맡에서 그를 극력 간호하며, 백방 백약을 베풀어 주며, 병 낫는데 필요한 것만 보아 줄 뿐 아니라, 넘치는 자비와 인내와 희생으로 저의 생활처지까지 잘 주선해 준다. 종은 자기 주인이 제게 이와 같이 하는 것을 보고 감복하여 어떻게 이 기묘 비상한 사랑을 보답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아들은, 자기 아버지한테 가서 그 관후하신 덕택으로 살아난 것을 감사하며, 이제부터는 그의 충실한 종중에 하나가 되겠다고 하라고 의견을 주었다.
그때 이 사람은 주인에게 가서 심복을 기울여 저의 사랑을 송찬하고, 친 아들과 같이 대접을 받고 사랑을 받은 이상, 이런 주인을 섬기며 좀처럼 보수를 받는 것은 가당치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그 때부터는 아무 보수 없이 주인을 섬기겠다고 하였다.」
이 비유는 내가 사람에게 베푼 사랑과 저들에게 바라는 보답의 한 변변치 못한 모상에 불과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내 성심을 알리기 위하여 이 비유를 사용하겠다.
× × ×
천주께서는 사람을 사랑으로 조성하셨다. 천주께서는 사람을 영원한 행복을 기다리며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이 살 그런 지위에 두셨다. 그러나 그 권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조물주께서 명하신 달고 지혜로운 계명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게 마련하였었다. 사람은 이 계명을 충실히 지키지 않고 중하게 떨어졌다. 첫 죄를 범하였다.
「사람」 즉 인류의 근원이 되는 아버지, 어머니는 … 그의 행복은 전부 다 그 죄로 더러워졌다. 저로 말미암아 전 인류는 천주께서 허락하셨던 완전한 행복의 권리를 전부 잃어버리고, 그 후로부터는 수고와 고통을 당하며 죽게 되었다.
천주께서는 자기 복락에 아무도 아쉬운 자가 없다. 천주께서는 혼자 만족하시다. 그의 영광은 무한하다. 무엇이든지 그 영광을 감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무한히 능하시며 또한 무한히 선하시다. 사랑으로 사람을 조성하신 천주께서 사람으로 하여금 고통을 받다가 그대로 죽으라고 내버리실 것인가? 오히려 자기 새로운 자비를 나타내실 것이요, 이렇듯이 중대한 악에 무한히 값진 약을 주실 것이다. 천주 성삼 중에 하나가 사람이 되어 죄가 빚어낸 악을 보속할 것이다.
성부께서는 자기 성자를 내놓으시고, 성자는 자기 영광을 희생하여 세상에 강생하셨다. 임금으로, 부요한 자로, 권세 있는 자로 말고, 종으로, 가련한 자로, 어린아이로 …… 오셨다. 저가 세상에 와서 산 생활은 너희들도 잘 안다.
× × ×
내가 강생하는 시초부터 얼마나 인간 모든 환난 빈궁에 속하여 있었는지 너희는 잘 안다. 사랑이 나를 엄동설한에 가난하게 아무것도 없이 나게 하였다. 어려서부터 벌써 추위, 기근(飢饉), 가난, 박해를 당하게 했다.
사랑이 나를 三十년 동안 꼭 묻혀서 아무도 모르게 지비지천한 일을 하며, 내 어머니와 내 양부의 명에 자원 순종하며 지내게 하였다. 이 가난한 노동생활을 하는 동안 천한 목수의 아들과 같이 무시 천대를 받았다. 내 양부와 내가 하루 종일 힘들여 일하고 간신히 집안 끼식을 얻었을 뿐이었는 때가 몇 번이었는지 …… 이렇게 三十년을!
그 때부터는(三十년을 지낸 후) 집안 사정과 내 어머님의 따뜻한 품도 떠나 내 천상 아버지를 알리는데 헌신하였다. 나 모든 이에게 천주께서 사랑 자체신 것을 가르쳐 주었다.
육신과 영혼에 은혜를 베풀며, 앓는 자를 낫게 하며, 죽은 자를 부활시키며, 영혼을? …… 아 영혼! …… 나 영혼에게 죄로 잃어버린 자유를 회복시키며, 참 영원의 고향의 문을 열어주며 지냈다. 마침내 저들의 구령을 위하여 천주 성자 자기 피를 뿌리고 자기 생명까지 희생할 시간이 왔었다.
저는 어떻게 죽었나? …… 벗들 가운데서? …… 은주로 환호하는 중에서? …… 사랑하온 영혼들아, 천주 성자 저렇게 죽고자 아니한 것을 너희도 알지! 인생에게 자유를 회복시켜주려고 왔던 저는, 감금을 당하고 결박을 당하고 학대를 받고 무함을 당하였다 ……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 저는 잔혹 무도한 폭행의 대상이 되었다 …… 서로 서로 사랑하라는 교훈 외에 다른 것을 가르치지 않은 그는 십자가 위에서 미움의 희생으로 …… 두 강도 가운데서 능욕과 버림을 받고, 적신으로 처참하게 죽었다. 저는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이렇게 자기를 내붙였다. 이렇게 하며 자기 성부의 영광을 자원으로 떠나왔던 일을 이루었다. 천주 성자는 병든 인생을 찾아왔다. 성자는 자기 죽음으로(인간에게) 생명만 회복하여 주었을 뿐 아니라, 세상에서 살며 영원한 행복의 보배를 장만하는데 필요한 성총과 방법도 마련하여 주었다.
× × ×
사람은 이런 사랑에 어떻게 응하였나? 종과 같이 자기 이익은 조금도 생각지 않고 주의 것만 생각하며 주의 봉사에 자기를 바쳤나? …… 여기서 사람이 천주께 응답하는 대답이 서로 다른 것을 분간하기로 하자.
× × ×
어떤 사람은 참말 나를 알고 내 사랑에 감복하여, 내 성부께 존경이 되는 이 내 봉사에 자기 유익을 바라는 마음이 없이 온전히 자기를 헌신코자 하는 뜨거운 원의가 치성하는 것을 깨달았다.
저들은 성부께 자기네들이 천주를 위하여 할 수 있는 큰 사업이 무엇인지 여쭈었다. 성부께서는 저들에게,「너희 거처를 버리고, 너희 재산을 버리고, 너희 자신을 끊어버린 다음 나를 따라와 내가 너희에 말해 줄 것을 다하라」고 대답하셨다.
어떤 사람은 천주 성자 자기 구령을 위하여 행한 바를 보고 마음이 감동되었다. 의지가 착한 저들은 어떻게 해야 천주의 선하심을 알 수 있겠는지, 어떻게 해야 자기를 온전히 끊고 천주만 위해서 일할 수 있겠는지 탐구하며 자기를 바쳤다.
내 성부께서 이 사람들에게,「네 주 천주 너희에게 주신 법명을 지키어라. 우왕좌왕(右往左往)하지 말고 그 계명을 지키며 충실한 종노릇을 하며 평화 중에 살아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천주께서 얼마나 자기를 사랑해 주시는지 별로 알아듣지 못하고 산다. 좋은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고, 천주의 계명을 벗어버린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이 없이 그저 성총이 영혼 속에 던져준 선을 좋아하는 본성 경향대로 살 뿐이다.
이들은 천주의 명에 자기를 바치지 않는 한 흔연스러운 종이 아니다 …… 그러나 그들은 의지가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닌 이상 주의 봉사에 헌신하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 족하다.
또 어떤 사람은 사랑으로라기보다 자기 유익 때문에 천주께 봉사한다. 천주의 계명 수행에 따라오는 최후 보수나 잃지 않을 그런 정도로 천주께 복종한다.
이 사람들 외에도 제 주를 공경하는데 자기를 바치지 않는 자들이 있지 않은가? …… 위대한 사랑의 대상이 되고서도 그 사랑을 알지 못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저희들을 위하여 행한 바를 도무지 보답치 않는 자가 있지 않으냐?
오호! 이렇게 천주를 알면서도 무시한 자 많고, 혹은 알기부터 못하는 자도 많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의 말을 들려 주고자 한다.
× × ×
누구보다도 먼저 나를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 그렇다 …… 너희 …… 사랑하온 아들들 …… 어려서부터 너희 아버지를 멀리하고 사는 너희들에게 말하겠다. 오너라. 나 너희들에게, 왜 너희가 천주를 알지 못하는지, 저가 어떠하신 자인지, 너희들을 위하여 얼마나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성심을 가졌는지 말해 주겠다. 이것을 알게 된다면 너희가 그 사랑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다.
부모를 떠나서 장성하는 자가 흔히 부모께 대하여 별 사랑이 없거나 혹은 도무지 없게 되지 않느냐? …… 그러나 이런 자녀에게 부모에의 애정이 회생하게 되면, 어려서부터 집을 떠나지 않고 지낸 자녀보다 더 부모에게 애착심을 갖게 되지 않느냐?
나를 사랑치 않을 뿐만 아니라 미워하며 학대까지 하는 너희에게 나 묻노니,「이렇게 크게 미워함이 웬일이냐? …… 내가 어떻게 하였길래 나를 이렇게 박해하느냐?」…… 이 문제를 걸어 본 자 많지 않다. 오늘 내가 친히 이 문제를 내걺에 대하여, 아마 저들은,「나는 모른다」고 대답할 것이다. 너희들 대신 나 대답하겠다.
× × ×
너희가 어려서부터 나를 알지 못하였다면, 이것은 아무도 너희에게 나를 알려 주는 자 없었기 때문이다. 너희가 장성함에 따라 너희 본성의 경향도 자랐다. 쾌락을 사랑하는 마음, 부귀와 자유를 찾는 욕망 등 …… 그 다음 어떤 날, 너희는 내게 대한 말을 들었다. 내 성의대로 살기 위해서는, 남을 사랑하고 참아 주며, 남의 권리와 명예와 재산을 존중하며, 자기 본성을 굴복 제어시켜야 한다는 것도 들었다. 한 마디로 규율 밑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너희는 어려서부터 너희 본성의 경향을 따라, 혹은 너희 정욕의 유혹을 따라 살아 왔다.
너희는「나는 쾌락을 원한다고 …… 나는 자유를 원한다고 …… 나는 나 외에 다른 법칙을 모른다」고 고창하였다.
보아라. 너희가 얼마나 나를 미워하고 나를 학대하기 시작하였나! 그러나 너희 아버지인 나는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가 이렇게도 알아보지 못하고 배역하는 것을 볼 때 내 성심은 어느때보다도 더욱 너희에게 대한 애정이 충만하여졌다.
너희는 이렇게 다년간! 아니 긴 세월을 이렇게 살았다!
오늘 나는 너희에게 대한 사랑을 더 오래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너희가 너희를 이렇듯이 사랑해 주는 그와 전투하는 것을 보고 내가 누구인지를 가르쳐 주러 온 것이다.
× × ×
애자들아, 나는 예수다. 이 이름은 구속자란 말이다. 그러므로 나는 너희들에게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 손을 쇠못으로 뚫어 …… 발도 그렇고 …… 또 심장은 내가 죽은 후에 창에 찔리고! …… 내가 어떠한 자인지, 너희가 어떠한 자인지 가르쳐 주기 위해 너희게 뵈어 준 내가 이런 자다.
나는 너희 천주요 너희 아버지다. 너희 조물주요 너희 구속자다!
너희! 너희는 내 조물이요 내 자녀며, 내게 속량 받은 자다. 너희는 내가 너희를 죄악의 노예와 죄악의 폭정(暴政)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내놓은 내 생명과 내 피의 값으로 속량되었다.
너희는 위대한 영혼, 죽지 않는 영혼, 끝없는 행복을 위하여 조성된 영혼, 선을 할 수 있는 의지, 사랑의 교환을 느끼는 마음을 가졌다.
이 행복과 사랑의 욕구를 잠시적인 현세 행복으로써 만족시키려 하는 자는 항상 기근을 면치 못할 것이요, 언제든지 만족한 양식을 얻지 못할 것이며, 항상 제 자신과 싸우며 근심으로 불안하게 부산하게 살게 될 것이다.
너희가 간난 궁고에 처하여 빵을 마련하려는 그 목적 외에 다른 목적이 없이 일한다면 너희 생활은 간난신고가 가득할 것이다. 너희는 혹 너희 주인에게 대해서 미움, 심지어 저들도 너희 자신과 같이 한번 간난 궁고에 빠져 보았으면 하는 그런 불행을 원하는데 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너희는 피로와 역심과 낙심이 너희 위에 압도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가는 길은 어렵고, 도착지는 죽음일 터이니까 ……
참말이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에는 모든 것이 다 어렵다. 그러나 나 너희에게 너희가 보는 것하고 아주 다른 생활을 가르쳐 주겠다.
너희가 세상 재물이 없이 수고하여서 살게 그렇게 되어 있지만, 그러나 너희는 노예가 아니다. 오직 영원에서 자유로운 자가 되기 위하여 조성되었다 ……
사랑을 찾으면서도 도무지 만족을 얻지 못하는 너희는 잠세엣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 조성된 것이 아니다. 영원한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 조성된 것이다.
가정을 극히 사랑하며 그 안정과 행복을 위하여 수고하는 너희는, 이것이 일시적인 것과, 언제인가 너희를 갈라놓을 날이 올 것을 잊지 말아라.
남에게 속하여 그를 공경하며, 사랑하며, 충성과 노력을 기울여 그 이익을 돌보아 주어야 할 너희들은, 너희의 주인이 번개같이 빨리 지나가 버리는 …… 너희를 끝없는 영원으로 인도해 주는 금세 생활의 몇 해 동안을 위해서만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
너희를 사랑하시는 보통 사랑 말고, 무량하고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시는 아버지께 조성함을 받은 너희 영혼은 후일에 너희들을 위하여 예비한 영원한 행복 속에서 원만한 만족을 얻을 것이다.
거기서 너희는 영원히 살 것이다. 세상은 사라지는 그림자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천국은 도무지 끝없는 곳이다.
거기서 너희는 금세에서 당한 수고의 무한한 갚음을 받을 것이다.
거기서 너희는 세상에서 이렇듯이 사랑하며, 땀을 흘려 위해 준 가정을 다시 만날 것이다.
거기서 너희는 너희 천주이신 너희 아버지와 결합할 것이다. 너희가 어떠한 복락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안다면! ……
× × ×
내 말을 들으며 너희는 아마 내게 이렇게 말하겠지.「나는 신앙이 없습니다. 나는 다른 생명을 믿지 않습니다.」
신앙이 없느냐? …… 나를 믿지 않는다면, 왜 나를 박해하느냐? …… 왜 내 계명을 거역하느냐? 왜 나를 사랑하는 자들과 싸우느냐? 너희 자신에게 자유를 원한다면, 왜 남의 자유는 가만두지 않느냐? 영생을 믿지 않느냐? 세상에서 사는 것이 행복스러운지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무엇을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은지. 내게 말해라.
쾌락을 찾다가 얻는다고 해도 만족을 얻지 못할 것이다.
재산을 찾아 거기 성공한다고 해도 일정코 이제는 족하다고 할 때가 없을 것이다.
사랑을 느끼다가 그것을 얻는 날이 있다 할지라도, 또 얼마 못가 그것도 다 그렇구나하는 것을 느낄 날이 있을 것이다.
아서라! 이 모든 것이 다 너희가 원할 바가 아니다. 너희가 원하는 것을 이 세상에서는 일정코 얻지 못할 것이다.
너희가 아쉬워하는 것은 평화다. 세상 평화 말고 천주의 자녀가 누리는 평화 말이다. 이 평화를 역심 행동 중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나 와서 너희에게 이 평화가 어디 있는지, 이 행복을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오래전부터 너희들이 갈망하는 바를 어디서 풀 수 있는지 가르쳐 준다.
너희에게 내 말소리가 들릴 때 반항하지 말아라. 저 모든 것(평화, 행복 …… )은 내 계명을 지키는데서만 얻어 만날 것이다. 이 말을 무서워 말아라. 내 계명은 포악한 계명이 아니다. 사랑의 계명이다. 그렇다. 내 계명은 사랑의 계명이다. 나는 너희의 아버지니까 ……
× × ×
군대에나 질서다운 가정에 규율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희도 잘 알지 …… 이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큰 가정에도 계명이 있다. 그러나 감미가 가득한 계명이다.
이 계명이 어떠한 계명인지, 이 계명을 주는 내 마음! 너희들이 알지 못하는 이 마음! 너희들이 자주 상해주는 이 마음이! 어떠한 마음인지 너희에게 가르쳐주고자 한다.
너희들은 나를 죽이려고 찾고, 나는 너희를 살리려고 찾는다. 둘 중에 누가 승리할까? 자기 생명을 주고 자기 모든 사랑을 기울여 준 그에게 너희 영혼을 바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우냐? 그렇게 뻣뻣하게 있으니 ……
인간 사회에서 자녀 되는 자가 항상 자기 부친의 명의를 가지는 것은, 그 명의 없이는 (아버지와) 한 가정이라는 것을 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내 자녀도 나서 영세할 때부터 교우 이름을 가진다. 이 이름을 받은 너희들은 내 자녀다. 또 내 자녀인 만큼 하늘에 계신 너희 성부의 모든 재산의 권리를 가졌다.
너희가 나를 알지도 못하고 사랑치도 않을 뿐 아니라, 도리워 미워하며 박해하는 줄을 나 잘 안다. 그러나 나는 너희를 무한한 사랑으로 사랑하며, 이 유산의 한 몫을 주고자 한다. 너희들에게는 이 유산을 받을 권리가 있다. 내가 너희에게 요청하는 것을 들어라. 또 내가 너희에게 주는 유산을 얻기 위하여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
내 사랑과 내 인자를 믿어라.
너희들은 내 마음을 상하였지, 나는 용서한다.
너희들은 나를 박해하였지, 나는 사랑한다.
너희들은 말과 행실로 내게 상처를 주었지, 나는 너희에게 선을 베풀고자 하며, 내 보배를 얻어 주고자 한다!
오늘까지 너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가 모르는 줄로 여기지 말아라. 너희가 내 성총을 무시해 버리고 내 성사까지도 모독한 줄을 나 안다. 그러나 나는 용서한다. 너희가 지금 이 세상에서 행복되이 살며 또한 너희 영원을 확립하고자 하거든 내가 말해주는 것을 실행하여라.
너희가 가난하냐? 너희가 해야 할 일을 잘 하여라. 그리고 또 나도 三十년 동안 아주 가난하게 살았다는 것을 알아두어라.
너희 주인들을 몹쓸 사람으로 여기지 말아라. 저들에게 대해서 원한의 정을 품어 기르지 말아라 …… 저들에게 불행이 닥쳐오기를 원치 말아라. 그들의 이익을 위하여 충실히 잘 일해 주어라.
너희가 부하냐? 일군과 하인들을 두었느냐? 너무 과한 일을 시키지 말아라. 수고한 것은 의리대로 갚아주며, 저들에게 애정과 인자를 뵈어 주어라. 대저 너희들이나 저들이나 다 같이 불사하는 영혼을 가졌음이요, 또 너희가 재산이 있다면, 이것은 너희 개인의 쾌락과 행복을 위하여서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잘 사용함으로 타인에게 대한 사랑을 습련(習練)하기 위하여서다.
서로 서로 복종하는 마음으로 일 책임을 맡은 다음에는, 모든 조물 위에 있는 유(有)의 존재를 겸손되이 승복하여라. 이 유(有)는 너희 천주요 너희 아버지시다.
저는 천주되시는 입장에서 자기 계명을 지키라고 명하시고, 아버지 되시는 입장에서 아들과 같이 자기 명령에 순종하라고 명하신다. 그래서 너희가 한 주일 동안 수고하며 사정에 골몰하여 지낸 다음에는 적어도 한 반시간 동안만은 자기 계명 준수를 위하여 바치라고 명하시는 것이다. 이것이 많이 시키는 것이냐?
저의 집으로 가거라. 저는 거기서 밤낮 너희들을 기다리신다. 그리고 주일마다, 첨례마다 사랑과 인자의 현의(玄義), 즉 미사에 참예하며 이 반시만은 저에게 바쳐라. 그 때 거기서 무엇이든지 저에게 말씀드려라. 너희 가정, 너희 자녀, 너희 사정, 너희 원 …… 너희 수고, 어려운 것, 고통을 뵈어 드려라. 너희들이 천주 성부께서 어떠한 애정으로 너희 기구를 들어 주시는지 안다면! ……
너희는 아마 내게,「저는 미사 참예할 줄을 모릅니다. 성당에 안간 지가 퍽 오랩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무서워 말아라. 오기만 해라. 그저 이 반시간을 내 앞에서 지내기만 해라. 천주의 말씀에 귀를 막지 말고, 너희 양심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주는 것을 잘 들어라. 너희 영혼을 열어라 …… 그리하면 내 성총이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성총이 조금씩 너희 생활 각가지 환경에 어떻게 해야할지, 가정과는 어떻게 하며, 일처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지시해 줄 것이다 ……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하며, 수하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하며, 웃사람을 어떻게 공경해야 할 것도 …… 또, 이런 업을 그만두어라. 이런 악한 교제를 끊어라. 이런 위험스러운 회합에 발길을 말아라 …… 이사람은 공연히 미워한다, 너희가 좋아하며 상종하는 이 사람은 오히려 피하며 그 의견을 듣지 말아야 하겠다. 등등, 이런 것을 말해 줄 것이다.
한번 해 보아라. 차차 성총의 사슬이 놓여질 것이다. 악으로 기울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으로 나아가는 데도 시작이 족하다. 사슬의 고리가 서로 서로 반향을 줄 것이다. 오늘 너희가 내 성총을 따르며 너희에게서 행동하게 하면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고, 또 더 나가면 그만큼 또 나아질 것이다. 이렇게 날로 날로 광명이 올 것이요, 평화가 자랄 것이며, 너희 행복은 영원한 것이 될 것이다.
사람은 항상 세상에 있으려고 조성된 것이 아니다. 영원을 위해서 조성되었다. 죽지 않을 것(영혼)이 죽어 없어질 것을 위하여 살 것이 아니라, 그대로 있을 것을 위하여 살아야 할 것이다.
청춘, 부귀, 지식, 세상 영화, 이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친다. 영원히 존재하시는 이는 천주 하나 뿐이시다.
세상과 사회가 모두 서로 미워하고, 백성과 백성이, 나라와 나라가, 개인과 개인이 그침 없이 쟁투 불목한다면, 이것은 신앙의 크나큰 기석(基石)이 거의 전복상태에 이른 증좌다. 신앙이 회생하며, 평화가 다시 오며, 애덕이 왕하여지이다.
신앙은 문명을 방해하지 않으며, 발전을 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앙이 개인과 백성 중에 뿌리를 박을수록 그들의 지혜와 지식이 커진다. 천주께서 무한한 지혜와 지식이니까 …… 그러나 신앙이 없어지는 거기는 평화도 없어지고 따라서 문명 발전도 없어진다. 국민 간에는 미움, 의사 충돌, 서로 서로의 계급 요란(擾亂), 한 개인내에 있어서는 의무 배척과 욕정으로조차 오는 반역! 이런 것 밖에 다른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인간의 존귀성이 다 없어지고 마는 것이 아니냐? 반란, 불복종, 쟁투 등이 이것이다.
× × ×
모든 인생은, 내성심이 얼마나 저들을 찾는지, 얼마나 저들을 원하는지, 얼마나 저들을 기다리는지, 얼마나 저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고 싶어 하는지, 얼마나 끌어 오고 싶어 하는지 알았으면! 그렇다. 나는 용서해 주고 싶다. 영혼을 용서해 주고 싶다. 영혼 위에 왕하고 싶다.
세상의 배은 행위를 없이하기 위하여 나 인자의 도랑을 대 주겠다. 이 사업을 이루기 위하여 인자를 베푸는 것으로 시작하겠다. 내 나라는 평화와 사랑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혜요 행복이며 평화다!
나는 인자요 사랑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一九二三년 二월 二十二일
예수 종도들의 발을 씻으심
내가 종도들의 발을 씻어 줄 때에 내 성심에 가득하던 정서를 말해 주는 것으로 시작하겠다. 열둘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모아 놓는 것을 보아라. 사랑하는 요왕 종도도 여기 있고, 조금 있다가 나를 원수에게 팔아 붙일 유다스도 같이 있다. 왜 내가 저들을 다 모아 놓고 발을 씻는 것으로 시작했는지 말하겠다.
내가 종도들을 다 모은 것은, 내 성교회가 세상에 나타날 시기가 이르렀고, 내 양들을 위하여는 다만 목자 하나 외에 더 있지 못할 시기가 왔다는 것을 알리고자 함이었다.
또 영혼들에게, 비록 저들이 극중한 죄악에 떨어졌을 때라도, 도무지 내 성총을 거절치 않으며, 내가 사랑하는 영혼들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자 하였다. 나는 저들을 다 각 영혼의 입장이 요구하는 성총을 주기 위하여 내 성심 가운데 보존한다. 그러나 무수한 영혼들이 내 품에 모여 내 성혈에 목욕하고도 영원한 죽음에로 미끄러지는 것을 유다스를 통하여 볼 때에 내 고통은 어떠하였는지!
나는 저들에게 나를 떠나 멀어지게 하는 죄지위에 있어서는 못쓴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어찌해서 저들이 자기를 위하여는 이제 방법이 없는 줄로 알고 전과 같이 사랑을 못받을 줄로 아는가? …… 아니다. 너희들을 위하여 자기 성혈을 전부 뿌린 천주의 정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내게로 오너라. 무서워 말아라. 너희를 사랑한다. 내 성혈에 너희를 목욕시키매 너희는 눈보다 희어질 것이요, 너희 죄를 내 인자의 물에 잠그매 너희에게로 가는 내 성심의 사랑을 막을 것이 없을 것이다.
요세파야, 모든 영혼이 회개의 물에 와서 자기를 씻으며 무서워 말고 신뢰심을 가졌으면 하는 뜨거운 원에 타라. 나는 저들을 내 성심에 받아들이기로 항상 기대하고 있는 인자의 천주다.
二월 二十五일
최후 만찬(最後晩餐)
사랑의 비결을 계속하자. 오늘은 왜 내가 성찬 전에 종도들의 발을 씻어 주려고 하였는지 말하겠다.
이것은 성체성사로 나를 받아 모시려 하는 영혼들의 정결을 내가 얼마나 원하는지 그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 또 죄에 떨어져 불행을 당한 영혼들이 언제든지 잃어버린 결백을 회복할 수 있는 고해성사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 내가 친수로 사도들의 발을 씻은 것은, 종도 성직에 헌신한 그들도 내 표양을 따라 죄인들 앞에 겸손하며, 이 영혼도 다른 많은 모든 영혼과 같이 온화히 대해 주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었다. 종도들로 하여금 실수 없이 영혼을 회두시키려면 고신극기의 띠를 띠어야 할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하여 내가 먼저 수건을 허리에 띠었다. 그리고 또, 서로 남의 과실을 감추며 덮어주며, 도무지 퍼뜨리지 아니하며, 서로 서로 가져야 할 애덕을 가르쳐 주고자 하였다. 내가 종도들의 발 위에 부은 물은 세계 구원을 위하여 내 성심이 타는 열성의 모상이었다.
× × ×
인류의 구속 시기는 가까왔었다. 그 때 내 성심은 사람을 사랑하는 애정을 억제할 수 없었고, 또한 고독하게 버려 둘 수도 없었다. 그러므로 저들에게 내 사랑을 증거하고 세상 마칠 때까지 저들과 같이 머물기 위하여, 내가 저들의 양식이 되고, 지지물이 되고, 생명이 되고, 모든 것이 되고자 하였다. 아! 성체성사를 설정할 때에 얼마나 내 성심의 정을 알게 하려 하였는지, 영혼들에게 대해서 타는 내 사랑을 알아듣게 하려 하였는지 …… 세기를 통하여 내 성체와 성혈로 살며 천상 효과를 나타낼 모든 영혼들을 보았다. 얼마나 많은 심중에 내 결백한 피가 정덕과 정조의 씨가 될 것이냐! …… 얼마나 많은 심중에 애덕과 열성의 불을 지를 것이냐! …… 그 때(건립 성체 때)에 얼마나 많은 사랑의 치명자들이 내 눈 앞에, 내 성심 가운데 무리지어 일어났는지 ……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수다한 죄과와 맹렬한 정욕으로 나약해졌다가 다시 내게 돌아와 강자의 빵(성체)을 먹고 힘을 회복할 것이냐? 내 넘친 정을 누가 통달할 수 있겠느냐? 즐거움과 사랑과 찬미의 정을! …… 그러나 또 내 성심을 아프게 한 신고를 누가 알아들을 수 있을꼬!
× × ×
요세파야, 계속한다. 안심하여라. 나를 위로하며 무서워 말아라. 내 성혈은 다하지 않는다. 네 영혼을 정결케 할 것이 내 성혈이다.
三월 三일
성체성사와 죄인
그렇다. 성체성사를 설정하던 그 경각에 내 성심이 얼마나 쓴 고통을 받았는지, 영혼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나를 벗으로 하고, 나를 천상 음식으로 받고, 세말 종궁까지 내개 흠숭과 보속과 사랑의 예를 드릴 그들로조차 오는 즐거움이 컸다면 …… 나를 감실에 혼자 버려두거나 혹은 내 실체 현존(성체성사에 실제로 계신 것)을 믿지 않을 많은 영혼들을 볼 때 내 근심 고통이 그만 못지않았을 것도 사실이다. 죄로 더러워진 무수한 심중에 들어가야 할 것을 내다볼 때 …… 내 성체와 성혈을 모독하는 영혼에게 성체와 성혈이 죄안(罪案)이 되고 말 것을 볼 때, 내 근심 고통! 어떠하였을꼬!
나를 거슬러 범행될 말할 수 없는 죄악! 독설, 능욕, 증오가 내 눈앞에 활발하게 왔다 갔다 하였다. 또 내가 밤낮으로 엄청난 시간을 혼자 감실 속에서 지낼 것과, 무수한 영혼이 감실에서 부르는 내 소리를 배척할 것을 보았다.
성체성사 안에서 사랑의 옥수가 된 나는, 영혼들이 고통을 당할 때에, 마음 중에 제일 애정 많은 마음이요, 아버지 중에 제일 선량한 아버지며, 동무 중에 제일 충실한 동무인 나한테 와서 위로를 받게 하기 위하여 성체성사 안에 머물러 있기로 하였다. 그러나 저들을 위하여 타고 타는 이 사랑을 받아 주는 자 얼마나 적은고! …… 내가 죄인 가운데 거하는 것은, 저들의 구원이 되고 생명이 되며, 또 저들의 타락한 본성이 낳아놓는 모든 질병의 의사가 되고 약이 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저들은 나를 멀리하며 능욕하며 천대하는구나 …… 아! 가련한 죄인들! …… 나를 멀리 하지 말아라. 나는 밤낮으로 감실 속에서 너희를 기다린다. 나는 네 죄를 네게 씌우지 않고, 네 얼굴에 퍼붓지 않고 오히려 그 죄를 내 상처에서 흐르는 성혈로 씻어 주겠다. 무서워 말고 오너라. 너는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못한다.
사랑하온 영혼아, 어찌하여 너희는 내게 대하여 이렇게 냉정하며 내 사랑에 무관심하냐? 네 가정의 빈궁, 네 집안의 옹색, 세상형편이 그침없이 너를 괴롭게 구는 줄 내가 잘 안다. 그러나 나를 알아주고 사랑하여 준다는 것을 증거하기 위하여 잠깐 시간도 없을까? …… 쓸데없는 것을 수다히 하면서 사랑의 옥수를 찾아볼 시간은 없을까? …… 네 육신이 약하거나 병들 때 너를 고쳐 줄 의사를 찾아갈 틈을 타지 않느냐? …… 그러면 네 영혼에게 용력과 건강을 회복시킬 능력이 있는 그에게 가서, 너를 기다리고 너를 부르고 너를 원하는 천상 구걸자에게 사랑의 애긍을 주어라
성체성사와 헌신한 영혼
요세파야, 나 지금 내 간선을 받고 내게 헌신한 영혼에게 대한 사랑의 묘리를 말하고자 한다.
성체성사를 세울 때에 내 성체와 성혈로 살아가며 성체성사에서 자기 약점을 방비할 신약과 자기 과실과 결핍을 살라 없앨 불을 얻으면서 사랑으로 탈 특전의 영혼들을 다 보았다.
또 저들이 나를 싸고 한 뭉치가 되어, 문을 닫은 정원 가운데서와 같이 내게 꽃을 바치며 제 아름다운 향기로 나를 기쁘게 할 것도 보았다. 내 거룩한 육신이 저들에게 생명이 되고, 저들의 찬 것을 뜨겁게 하는 태양이 될 것이다 …… 내가 위로를 받기 위하여 찾아가는 영혼도 있을 것이요, 내가 숨기 위하여 찾아가는 영혼도 있을 것이며, 또 쉬기 위하여 가까이 가는 영혼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온 영혼아, 천주를 위로하고 숨겨 주고 쉬게 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알아들었으면 ……
너희를 한없이 사랑하는 이 천주는, 너희 가운데 비할 데 없는 성소의 성총을 심어 주었고, 너희를 이 낙원에로 신묘히 불렀다. 너희 구속자인 이 천주는 너희 정배가 되었다. 지금 저가 친히 결백한 자기 살로 너희를 먹이며, 자기 피로 너희 목을 적셔 준다. 네가 저에게서는 언제든지 안신과 행복을 얻을 것이다.
× × ×
오호! 어찌하여 내 간선의 성총을 받은 영혼이 이렇듯 많이 성심께 근심 걱정의 씨가 되는고? 언제든지 나는 같지 않으냐? 너희들을 위하여 내가 변하였느냐? 아니다. 내 사랑은 도무지 변치 않는다. 세말 종궁까지 나는 너희를 특별한 사랑과 정으로 사랑하겠다. 너희가 가련한 처지에 있을 때 나는 그것을 잘 알고, 내 극히 자애한 눈으로 너희를 그침 없이 바라본다. 바라볼 뿐만 아니다. 내개로 오기를 고대 고대하며, 가련한 처지를 들어 줄 뿐만 아니라 새 은혜를 더 풍성히 준다. 내가 너희에게 사랑을 구할 때 거절치 말아라. 사랑 자체인 그를 사랑하기는 매우 쉬운 것이다. 내가 네게 무슨 어려운 것을 요구할 때에도 너희가 승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힘과 성총도 주는 것을 잘 알아두어라. 내가 너희를 간선한 것은 너희에게서 위로를 얻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내가 네게 들어가기를 허락해 다고. 만일 네게 합당한 것이 아무것도 없거든 겸손한 마음과 신뢰의 정신으로 이렇게 말해라.「주여, 제 정원의 꽃과 실과를 잘 아시지요. 오셔서 당신이 원하시는 꽃이 자라기 위하여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자기 사랑을 내게 증거하고자 하는 진실한 원의로 내게 저렇게 말하는 영혼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사랑하온 영혼아, 내가 좋아하는 꽃이 네 정원에 피기를 원하거든, 내가 친히 그 정원을 다루게 해라 …… 내가 그 땅을 경작케 해라 …… 내게 방해하는 뿌리 …… 네가 힘이 없어 뽑지 못하는 뿌리를 내가 뽑게 해라. 네 성질에 맞는 것 …… 네게 취미 있는 것을 끊어버리라 할 때 …… 이런 사랑, 인내, 희생이 …… 이런 열정, 순명, 극기의 단련 …… 이것이 내가 기다리는 꽃과 실과의 땅을 비옥케 할 비료인 줄 알아라. 이 꽃과 실과가 무엇인지 아느냐? 네가 이렇게 얻는 승리는 죄인에게 광명을 준다. 재미없고 염증 나는 것을 감심으로 참는 것은 내가 받는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요, 촉범을 보상하고 과실을 보속하는 것이다. 질책 고정(叱責 苦情)을 안온하고 기쁜 마음으로 받으면, 교오로 소경된 영혼들에게 자기 겸손의 용기를 얻어 줄 것이다.
네가 내게 전권을 준다면 네 영혼에 이것을 이루어 놓겠다. 그렇게 되면 거기서 빨리 꽃이 필뿐만 아니라 너는 내 성심이 찾는 위로가 될 것이다.「주여, 당신 성의에 전권을 드리겠다고 제가 결심하였던 것을 잘 아시지요. 오호! 저는 떨어져 당신께 불합하였습니다. 이렇듯 가련하고 당신을 위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저를 또 용서하여 주시겠습니까?」 그래 사랑하온 영혼아, 너는 내가 위로를 받는데 소용이 된다. 대저 네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마 겸손과 사랑이 없었을 터인데, 떨어졌기 때문에 겸손과 사랑이 있는 것이다. 이 겸손과 사랑은 내게 큰 위로를 준다. 그렇다. 성체성사를 설정하던 그 시에 이 모든 것을 다 보고 그 영혼들의 양식이 되고자 하는 원에 나는 탔다. 내가 인간에 거하는 것은 완전한 사람들과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약한 자를 붙들어 주고 작은 자를 길러주기 위하여서도이다. 저들을 자라게 하고 저들을 강하게 할 자도 나다. 나는 저들의 궁핍 중에 쉴 것이요, 저들의 좋은 원의에서 위로를 받을 것이다.
× × ×
오호! 요세파야, 이 간선된 영혼 중에 내게 고통거리가 될 자 없을까? …… 다들 항구할까? …… 이게 내 성심에서 솟아나오는 침통한 소리다. 이게 영혼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탄식이다.
오늘은 이것만으로 족하다. 잘 있거라. 너를 온전히 희생하며 내게 바칠 때가 나를 위로하는 때다 …… 나는 매일 영혼들에게 말할 수 없다. 저들 대신 네가 내 비결을 들어 주며, 네 생명의 날을 나로 하여금 유익하게 사용케 해 다고.
三월 七일
성체성사는 무시 받는 사랑의 묘건(妙鍵)
나를 태우는 불을 진압치 못하고 사랑의 묘건인 성체성사를 생각하던 그 시에 내 성심이 받은 고통을 지금 기록해라. 그 때에 이 천상 빵을 먹고 살 모든 간선자의 영혼을 생각하며, 내게 자기를 바친 많은 영혼들의 냉정 …… 내 성심에 상처를 낼 사제들의 영혼들을 보았다. 저들이 차차 전 습관에로 돌아가며 쇠로해지며 염증을 내며 냉담 하는 데까지, 이르게 될 것도 보았다.
× × ×
그러나 나는 감실 속에서 이 영혼을 기다린다 …… 나는 저가 오기만 간절히 바라며, 나를 받아주고 정배에게 하듯이 나와 이야기하며, 내게 의견을 청하며 내 은혜를 간구하기 바란다. 나는 저에게, 내게 와서 무엇이든지 굳은 신뢰로 말하라고 한다 …… 너는 죄인들의 마음을 끌어라 …… 보속하기 위하여 너를 바쳐라. 오늘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겠다고 내게 확약(確約)해라 …… 그리고 내 성심이 너로써 위로를 받기 위하여 더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아라 …… 이것이 저 영혼에게서나 이 영혼에게서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를 받아 모시며 간신히 한 마디 말을 할 뿐이로구나! 혹은 다른 것에 골몰하고 혹은 아무 맥이 없고 혹은 거절하는구나 …… 생각은 일에 콱 잠겨 있고, 가사에 산란하며, 건강에 산심한다 …… 그 영혼은 냉철하고 염증을 부리며 떠나기를 속히 한다. 내게 간선을 받고 나한테 밤새도록 기다림을 받는 영혼아, 이렇게 하는 것이 나를 받아 모시는 것이냐?
나는 저에게서 쉬고 저의 죄과를 경하게 하기 위하여 저를 기다렸다 …… 저에게 새로운 은혜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원치 않는다 …… 내게로 오지도 않고 체읍하며 아무것도 내게 구하지 않는다. …… 온다는 것은 예식이나 채우러, 혹은 습관을 따라서 온 것 같다. 이것은 사랑에 북받쳐 온 것도 아니요, 나와 친밀히 결합코자 하는 참 원의가 있어서 온 것도 아니다. 이 영혼은 내 성심이 바라는 애정을 가진 영혼이 아니다.
× × ×
또 사제로 말하면? 아! 내가 각 사제들에게 바라는 것을 무엇이라 말할까 …… 나는 저들에게 영혼의 죄를 사하기 위하여 내 능을 주었다. 나는 저들의 말에 순종하여 하늘로 조차 세상에 내려온다. …… 나를 저들의 손에 붙여 주어, 감실에 보존해 두기 위해서나, 영성체로 다른 영혼에게 분배하기 위해서나, 저들의 처분에 맡겨 준다. 저들에게 각각 영혼들을 맡겨, 강론과 지도와, 제일 표양으로 영혼들을 덕행과 진리의 길로 안내하고 인도하게 하였다.
다들 이 부르는 소리에 응하는가? 사랑의 이 사명을 잊어버리는 자가 있지 않은가?
오늘은 내 사제가 제대에서 나한테 부탁받은 영혼들에게 말해 줄 줄을 알까? 내가 받는 모욕을 보속할 줄 알까? 자기 성무를 거룩하게 이행할 힘을 내게 구하며, 구령을 위하여 일할 열성을 빌며,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더 자기를 희생할 줄을 알까? 자기의 모든 사랑을 내게 주어, 나로 하여금 내 귀엽고 사랑하는 제자에게 쉬는 것과 같이 나를 자기에게 쉬게 할까?
아! 내 성심이 얼마나 혹독히 아파.「세상 영혼들은 내 손과 내 발에 상처를 내며 내 얼굴을 더럽히는구나 …… 나에게 간선을 받은 영혼, 내 정배, 내 사제가 내 마음을 부수며 찢는구나!」하였으랴!
이것이 성체성사를 설정할 때에 열두 종도 중에 첫째 종도가 충성치 못할 것과 …… 또 저의 뒤를 따라 세기를 통해가며 다른 많은 영혼들이 충성치 못할 것을 보고 찔린 고통이다.
× × ×
성체성사는 사랑의 발명이다. 성체는 영혼들의 생명과 힘이요, 모든 나약한 자에게 약이며, 금세에서 영세로 건너가는 자의 노자다.
죄인들은 성체성사에서 평화를 얻고, 열심치 못한 영혼들을 희생의 열을 얻으며, 결백한 영혼들은 극히 달고 극히 맛있는 음식을 얻고, 열심한 영혼들은 안식과 자기 소원의 만족을 얻으며, 거룩한 영혼들은 완덕에로 날아가는 날개를 얻는다.
또 헌신한 영혼들은 성체성사에 자기 거처할 자리와 사랑의 생활을 고정(固定)한다. 저들은 성체성사에서 완전한 표준과 천배(天配)와 친밀히 또 갈라지지 못하게 결합하는 거룩한 사슬을 찾아 얻을 것이다.
三월 十二일
제세마니
요세파야, 나와 같이 제세마니에 와서, 내 영혼이 잠겼던 근심과 신고에 네 영혼도 잠가라.
× × ×
백성에게 설교하고, 병자를 낫게 하고, 소경을 보게하고, 죽은 자를 부활시킨 후 …… 종도들을 교양시키고 내 교리를 저들에게 위임하기 위하여 종도들과 三년을 지낸 후 …… 서로 참고 용서함을 가르치기 위하여, 내가 친히 저들의 발을 씻어 주고 나를 양식으로 주었다. 마침내 인류의 구속자로 사람이 된 천주 성자 세상을 위하여 자기 피를 뿌리고 자기 생명을 희생할 시간이 이르렀었다. 내 성부의 성의에 나를 희생하기 위하여 기구하고자 한 때가 그 때였다.
× × ×
사랑하올 영혼아, 와서 네 모델(표준)에게, 네 본성이 아무리 반항할지라도 요긴한 것은 한 가지 만이라는 것을 들어라. 즉, 천주 성의에 겸손되이 너를 복종시키며 희생하는 것이다. 또 모든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기구로써 그 행동을 생활케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워라. 대저 영혼이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 기구로써 힘을 얻기 때문이요, 또 천주께서 기구로써 영혼과 상통하며, 비록 영혼이 깨닫지 못하는 때라도 기구로써 의견을 주며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나는 제세마니 동산, 즉 고요한 데로 찾아갔다. 이렇게 함은 영혼으로 하여금 산란을 멀리하고 계신 천주를 자기 안에서 찾으라 함이요, 천주를 얻어 만나기 위하여서는 성총에 반항하는 본성의 요구를 묵살시켜야 할 것과, 천주를 얻어 만나는 데 조당하는 자애심이나 혹은 육감(肉感)의 이론을 듣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
× × ×
내 성심의 사랑을 받는 영혼들아, 제자 중에 셋을 뽑아 데리고 감은, 기구할 때에 네 영혼 삼사가 너를 따라 도와주어야 할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기억으로써는 천주의 완전하심과 은혜를 생각케 하기 위함이니, 그 능과 선하심과, 너희에게 대해서 인자하심과 사랑스러우심을 생각케 하기 위함이요, 지력으로써는 네게 베풀어 주신 무수한 은혜를 보답할 방법을 마련케 하기 위함이며, 의지로써는 천주를 위하여 더욱 더 잘하고자 하는 원의에 용력을 발케 하기 위함이다. 구령사업을 위하여, 혹은 사도적 활동에, 혹은 겸손하고 숨은 생활의 적막과 기구에 헌신하기 위함이요, 네 존재로 조물이 조물주에게 마땅한 대로 온전히 또한 겸손되이 복종시키기 위함이다. 네 위에 희망하고 계신 천주의 뜻을 흠숭하며 그 성의에 복종하여라. 구세 사업을 이루기 위하여 나를 제헌한 것이 이것이다.
아! 내 고난의 가지가지의 형고 …… 무함과 모욕 …… 태형과 자관 …… 갈증과 십자가 …… 가 내 위에 쏟아지던 그 시각 얼마나 참담하였는고! 이런 모든 고통은 내 눈 앞에 박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내 마음을 찢었다. 대저 나는 그 때에 세기를 통해가며 범할 죄악과 모욕을 보았음이다. 그것을 보며 그것을 짊어졌었다 …… 또 이 모욕의 짐을 지고 성부께 인자를 빌기 위하여 나를 희생치 않으면 안 될 처지였다. 그 때에 나는 촉범을 당하고 의노를 발하신 성부의 의노가 내 위에 쏟아짐을 깨달았으며, 그 의노를 가라앉히기 위하여 보증과 같이 나를 바쳤다. 이렇듯 무거운 죄악에 눌려 인성에 피땀을 뿌릴 그런 근심과 죽을 번민을 당하게 되었다.
죄인이여! 나를 이렇듯 괴롭게 한 자 누구냐? …… 이 피가 네게 구령과 생명이 될까? …… 이 땀 …… 이 근심 …… 이 임종의 번민이 저렇듯 무수한 영혼들에게 아무 쓸데없이 될 수가 있다니 ……
요세파야, 오늘은 여기서 그치자. 제세마니 내 편에 머물러, 네 미약한 뿌리를 내 성혈로 적셔 강하게 만들어라.
× × ×
三월 十二일
예수, 잠자는 종도들을 만나심
요세파야, 계속하자. 내 곁에로 와서, 내가 번민의 바다에 잠겨 있는 것을 보며, 몇 보 밖에 떨궈 놓은 세 제자를 나와 같이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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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세 제자)를 간선한 것은, 내 근심을 같이 나누고 나와 같이 기구하고 저들의 곁에서 쉬기 위함이었다 …… 저들을 찾아갔다가 자는 것을 볼 때 내 성심이 느낀 바를 무엇이라 말하랴. 아! 혼자 있으면서 자기 벗에게도 의뢰할 수 없을 때에 그 고통! 어떠하랴.
내 성심이 고통을 당할 때 얼마나 사랑하는 영혼들을 찾아 가 무슨 위로를 찾다가 자고 있는 것을 볼 때가 그 몇 번이냐 …… 저들을 깨워 보려 …… 자기와 그의 일에서 벗어나게 하려 시험해 본다. 그러나 흔히 저들은 말로 안한다 해도 행동으로「지금 할 수 없습니다 …… 할 게 많습니다 …… 너무 피곤합니다 …… 그것은 할 수 없습니다 …… 쉬어야 하겠습니다.」이렇게 대답한다.
그 때 나는 온화하게 자꾸 자꾸 간청하며 그 영혼에게 이렇게 말한다.「나를 위하여 희생하기를 무서워 말아라. 그것을 보상해 주겠다. 잠깐만, 한 시간만 나와 기구하자. 지금 너를 써야 하겠다. 네가 지체한다면 너무 늦겠다.」이렇게 타일러도 대답은 역시 마찬가지다.
가련한 영혼아, 너 나와 같이 한 시간을 깨어 있지 못하는구나! 나는 조금 있다가 다시 오겠으니 너는 내 말을 더욱 듣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네가 자고 있을 터이므로 …… 네게 내 성총을 주겠으나, 너는 잠 중에서 그 성총을 받지 못할 것이다. 더 있으면 깰 힘이 있을까? 오랫동안 굶다가 더욱 약해지고 더욱 깨지 못할까 무섭지 않으냐? 깊은 잠 가운데서 뜻밖에 죽은 자 얼마나 많은고 …… 어떻게 …… 어디서 깼느냐? ……
사랑하올 영혼아, 조물에게서 위안을 찾는 것이 얼마나 무익하고 쓸데없는지 이것도 가르쳐 주고자 하였다. 조물은 흔히 자고 있다. 그 때 우리는 저들 곁에서 쓴 고통만 더 맛볼 뿐이다. 우리 기대와 사랑에 응해 주지 않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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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나는 돌아와 땅에 부복하여 다시 기구하며 성부께 흠숭의 예를 드리며 성부의 도움을 간구하였다. 나는「내 천주여」하지 않고「내 성부여」하고 기구하였다. 이것은 너희 마음의 괴로움이 더 할수록 너희도 천주를 아버지로 불러야 할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 도와 달라고 간구하며, 너희 고통 …… 무서움 …… 성부께 보여 드리며 …… 네 고통의 소리로 성부께 그 아들이라는 것을 여쭈워 드려라. 성부께 네 육신이 핍진한 것과 …… 네 마음이 죽기까지 핍박을 당하는 것과, 네 영혼이 피땀을 흘리는 듯한 것을 말씀 드려라 …… 신뢰를 가지고 너희 아버지이신 성부께 모든 것을 구하며 바라라. 성부께서 너를 위로하실 것이요, 네 고통은 너를 위로하는 것이 되든지, 네가 맡은 영혼을 위하는 것이 되든지 할 것이요, 고통을 극복할 필요한 힘을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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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에 싸이고 버림을 받은 내 영혼은 아직도 더 흉측한 배은망덕의 죄에 눌려 더욱 죽을 번민을 당하기 시작했다. 왜 그러냐 하면, 피가 전 모공(毛孔)에서 흐르고, 또 얼마 후에 내 상처에서 쏟아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혼이 멸망할 것 …… 혹은 나를 모욕할 것 …… 나를 알지도 못할 영혼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각 영혼을 위하여 내 피를 흘릴 것이요, 모든 영혼에게 공로를 줄 것이다 …… 천주의 피! 무한한 공로! …… 저렇듯 많은 영혼에게 무익하다니 …… 이것이 내가 받아 찌꺼기 까지 마신 잔이다. 사랑하온 영혼아, 내가 이렇게 한 것은, 네게 고통이 닥쳐올 때 물러나지 말라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
고통의 효과를 보지 못해서 쓸데없는 것으로 여기지 마라. 언제든지 그 실과를 딸날이 있을 것이다. 오늘은 네 판단을 굴복시키고 천주 성의가 자유롭게 네게 이루어지게 해라. 나는 물러나려고도 아니하고 피하려고도 아니하였으며, 내 원수가 나를 잡으려 올줄을 알면서도 그대로 동산에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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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계속하자. 내가 너를 써야 하겠을 때 깨어 있는 것을 보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어라.
三월 十四일
유다스에게 팔리심
내 성부께서 보내신 이(천신)에게 위로를 받은 후 열두 종도 중에 하나인 유다스가 오는 것을 보았다. 또 그 뒤에는 나를 잡을 자들이 오는 것을 보았다. 저들은 나를 잡아 결박하기 위하여, 노끈, 막대, 돌을 가지고 오더라. 나는 일어나 가까이 가「누구를 찾느냐?」고 물었다. 그때 유다스는 손을 내 어깨위에 얹으며 나를 껴안았다. …… 아! 유다스야, 무엇을 하느냐? 어찌해서 내게 키스하느냐?
얼마나 많은 영혼에게「무엇을 하느냐? 왜 나를 키스로 잡아 붙이느냐?」할 수 있을꼬!
나에게 사랑을 받는 영혼아, 나를 맞으러오는 너! 내게 사랑을 돌리는 너도! 나와 갈라지자 곧 나를 내 원수에게 잡아 붙이는구나 …… 너도 잘 알지? 네가 끌려가는 집회에 내게 상처를 주는 돌이 있다. 나를 모욕하는 이야기 말이다. 오늘 아침 나를 영하고 내일 맞을 네가 그렇구나! 이것은 내 성총의 저렇듯 보배로운 결백을 잃을 때다. 네 손을 더럽히는 이런 일을 너도 하겠느냐? 이런 수단으로 재물을 모으는 것 - 이런 신분에 너를 올려 높이는 것 - 이런 처지를 도모하는 것 등이 불가한 것인 줄을 너도 잘 아는 바가 아니냐 …… 너도 유다스의 악표를 따르는 자이다. 너 나를 친구한다. 그러나 얼마동안 혹 몇 시간 안으로 네가 친히 내 원수들에게 나를 알아볼 표 - 나를 체포할 표를 주는구나!
네가 나를 결박하고 네가 나를 돌로 때릴 뿐만 아니라, 네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결박케 하고 내게 돌을 던지게 하는 원인이다.
어찌해서 너 나를 이렇게 - 나를 아는 네가! 어떤 때 열성과 애덕이 있다고 자랑하던 네가 나를 잡아 붙이느냐? …… 그 열성과 애덕이라는 것은 사실에 있어 네 악을 덮어주는 보에 지나지 않지 않느냐?
사랑하온 영혼아, 어찌해서 이런 정벽(精癖)에 끌리는 것을 가만두느냐? 사욕편정을 없이하라고 명하지 않는다. 이것은 네 권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싸워 이기라고 한다. 사욕편정이 네게 주는 일시 쾌락은 유다스가 나를 판 三十은전 - 유다스의 멸망에 오용되고만 그 三十은전이다.
얼마나 무수한 영혼이 잠깐 지나가 버리는 일락의 비루한 값으로 나를 팔았으며 또한 팔 것이냐! …… 아! 가련한 영혼들 …… 누구를 찾느냐? 나냐? …… 네가 알고 네가 사랑하고 네가 영원한 약속을 맺은 이 예수이냐!
나로 하여금「깨어 기구하여라」이 말을 하게해 다고. 사실이다. 네 악한 경향이 습관으로 변하지 못하게 늦추지 말고 싸워라.
들의 풀은 해마다 흔히 기절마다 갈기어야 한다. 밭을 갈고 개척하고, 또 그침 없이 잡초를 뽑아야 한다. 이와 같이 영혼도 정신 차려 노력하며, 바르지 못한 성질을 용감히 고쳐야 한다.
나를 파는 영혼이 갑자기 무슨 큰 죄로 난포한 길에 빠지는 줄로 여기지 말아라. 이렇게 되는 수도 있으나, 그러나 드물다. 보통 조그마한 것에서 차차 큰 죄에 이른다. 사소한 재미 - 잠깐의 약점 - 글쎄, 가하기는 해도 잘 다스리지 않은 동의(同意) - 자체로는 가당하나 잘 맞지 않는 낙! 이런 것으로 ……
여기 주의치 않으면 저것은 점점 많아지고 영혼은 차차 눈이 어두워지며 성총이 잘 들어가지 못하고 사욕편정이 강해지다가, 나중에는 그만 저것들이 승리를 하게 된다. 아! 무한한 사랑을 받는 많은 영혼들이 아무 감각이 없이 지옥으로 향하여 가는 것을 보시는 천주의 성심께 어떠한 고민일꼬!
三월 十五일
간선한 영혼들의 사소한 모반
요세파야, 나를 크게 모욕하는 영혼이 나와 어떠한 원수가 되는지 네게 말하였다. 저 영혼들이 나를 거슬러 사용하는 무기는 저들의 죄악이다. 오늘 큰 죄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는 것을 알아두어라. 영혼! 선발한 영혼 중에도 상습적 과실, 고치지 않은 나쁜 경향, 잘 다스리지 않은 성질을 조금씩 따르는 것, 애덕의 결핍 …… 이런 것으로 나를 팔아 붙이는 자가 있다 …… 모욕, 배은이 내 성심께 항상 고통을 준다면, 내가 극히 사랑하는 영혼이 그렇게 할 때야 얼마나 더하겠느냐! …… 그러나 보속하며 나를 위로해 줄 만한 다른 영혼도 있다.
그렇다. 간선을 받은 영혼들아, 내 안식의 장소가 되고 즐거움의 화원이 되어 달라고 다른 영혼에게서보다 너희들에게 더 따뜻한 정과 사랑을 바란다. 내 상처를 다스려 주는 향유도 너희가 되어야 하고, 알아볼 수 없이 더러워진 내 얼굴을 씻어 주는 것도 너희가 해야 하고, 어둔 밤중에 행하며 나를 죽이려 잡아 결박하는 소경된 영혼들에게 광명을 주는 데 나를 도와주는 것도 너희가 할 것이다. 나를 혼자 버려두지 말고 깨어 오너라. 저거 보아라. 내 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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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들이 나를 잡으러 올 때 저들에게「나라」고 말해 주었다. 이 말은 영혼이 유감을 따라가고자 할 때 내가 자꾸 자꾸 하는 말이다. 그렇다. 나다. 아직 시간이 있다 …… 너만 원한다면 나는 용서해 주겠다. 네가 나를 죄로 결박하는 게 아니고 내가 너를 사랑으로 결박한다. 오너라. 나는 너를 사랑하는 자다. 나는 네 나약함을 동정하며 너를 내 팔에 안아주기를 열절히 원하며 고대한다. 아! 영혼에게 이렇게 말하고도 아직도 나를 결박하여 죽이려 끌고 가는 자를 만나게 될 때 어떠한 고통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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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제사가 이루어질 시간이 다 되었다 …… 그래서 나는 순량한 양과 같이 군사들에게 마음대로 하게 맡겨 두었다. 그러므로 곧 가이파의 집에로 호송되어 거기서 조롱과 모욕을 받고 하인들에게 처음으로 뺨을 맞았다! 첫 뺨 …… 요세파야, 이것을 잘 알아들어라. 이 첫 번 뺨을 통하여 내 성총 가운데서 살아온 무수한 영혼들의 첫 죄악을 보았다. 저들의 첫 죄악 …… 죄악의 길은 무수한 영혼에게 열렸다. 얼마나 많은 영혼이 이 악표를 따라 같은 위험 …… 같은 앙화에 가는고! 죄중에 죽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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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계속하자. 기다리며 이날을 기구중에 지내어, 많은 영혼으로 하여금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저들을 어디로 인도하는지 알아듣게 하여라.
三월 十六일
영혼들을 위하여 계속해서 기록하라.
내 종도들은 나를 내버렸다. 호기심에 끌려온 베드루는 하인들 가운데서 나를 모른 체하고 …… 내 주위에는 저 악한 판관들의 분을 돋우기 위하여 거짓말에 거짓말을 가하는 거짓 증인 밖에 아무것도 없다. 나를 소동자라, 파공을 범하는 자라, 거짓 선지자라 한다. 하인들은 이 무함하는 소리에 충동을 받아 나를 거슬러 고함을 치며 저주를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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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활, 내 교시(敎示), 내 기적의 증인인 종도와 제자들아, 어디 있느냐? …… 오호! 내게 사랑을 증거해야할 자 중에는 나를 보호하려는 자 아무도 없다. 나 혼자다. 잡아먹으려 하는 시랑이 같은 군사들 가운데 들어있다. 모두가 나를 못 견디게 군다 …… 어떤 사람은 내 얼굴을 때리고, 어떤 사람은 내게 더러운 침을 뱉으며, 또는 조롱삼아 나를 돌리기도 한다 …… 내가 이러한 형고를 당하고 있는데, 나한테 성교회 두령으로 선정받은 베드루 …… 조금 전에 죽어도 나를 따르겠다고 맹서하던 베드루 …… 나를 증거할 기회를 만난 베드루가, 무슨 위협적 신문도 받지 않으면서 나를 모른다고 …… 같은 질문이 또 일어나고 환경이 더욱 무서워지매 이제는 이 사람을 모른다고까지 맹서한다.
아! 베드루! 너 네 스승을 모른다고 맹서하느냐? …… 모른다고 맹서할 뿐만 아니라 세 번이나 지겨운 저주로 대답하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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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된 영혼아! 세상이 나를 거슬러 일어날 때, 내 특별한 사랑을 받는 자들에게까지 버림과 배반 밖에 아무것도 못 받게 될 때, 이 고통이 얼마나 내 성심께 쓴지 아느냐?
네게도 베드루에게와 같이 말하겠다.「내가 너를 사랑한 그 사랑의 증거가 어디 있느냐? 너를 내게 결박하는 줄이 어디 있느냐? 내게 충실하겠다고, 죽어도 나를 보호하겠다고 거듭 거듭 한 그 약속이 어디 갔느냐? …… 네가 약하거든 - 너 흔들리거든, 네 자신을 믿지 말고 내게로 오너라. 나 붙들어 주겠다.
오! 이렇듯 많은 위험에 싸여 사는 너 …… 너를 위험에 붙이지 말아라. 베드루가 제 쓸데없는 호기심을 따르지 않았더면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내 포도원에서 일하는 자들아, 너희들이 일하게 되는 동기가 육신 재미로조차 온다면 피해라. 그러나 순명, 내 영광과 영혼을 위하는 열성이 그것을 명한다면 조금도 무서워 말아라. 나 너를 보호하여 너로 하여금 위험을 뚫고 승리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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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들이 나를 끌어갈 때에 베드루가 무리 가운데 있는 것을 보고 저를 바라보니, 저도 나를 바라보고 자기 죄를 슬피 울었다. 나는 이렇게 죄에 떨어진 영혼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 영혼 …… 저도 나를 보는 줄 아느냐? 이 서로의 바라봄이 항상 있는 줄 아느냐? ……
오호! 얼마나 많이 내 눈은 저의 눈을 헛되이 찾는고 …… 이 영혼은 나를 보지 못한다. 나는 저를 불러도 저는 대답치 않는다. 저에게 그를 깨울 만한 고통을 보내도 저는 깨지 않는구나!
사랑하온 영혼들아, 너희가 하늘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너희는 세상의 이성 없는 유(有)와 같고, 허리가 굽어 땅만 보는 자와 같다. 너를 기다리는 본향을 향하여 머리를 들고 네 천주를 찾아라. 언제든지 그의 눈이 네 위에 있음을 볼 것이요, 그 눈에서 평화와 생명을 얻을 것이다.
三월 十七일
감금 중의 예수
감금 중에 있는 나를 생각하여라. 나는 감금 중에서 온 밤을 거의 다 보냈다. 군사들은 와서 말로 행동으로 나를 조소하며 번갈아 나를 찌르고 때리고 했다. 그 다음에는 나를 결박해서 더럽고 컴컴한 곳에 혼자 내버려 두었었다. 나는 거기 돌 위에 앉아 있을 때 어떻게 추웠는지 …… 육신도 아픈데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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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때 그 감금을, 감실과 제일 나를 영하는 자들의 마음과 비교해 보자. 그때 저 감금 중에서는 하룻밤을 지낼 뿐이었다. 그러나 감실에서는 …… 몇 날 몇 밤이냐? …… 감금되어 있을 때에 나는 내 원수들에게 조롱을 받고 학대를 받았다. 감실에서 내 벗이라는 자들에게 이렇게 되는 때가 얼마나 많으냐? …… 감금되어 있을 때에, 추운 것, 잠을 못 자는 것, 배고프고 목마른 것, 아픈 것, 부끄러운 것, 고적, 망각 등을 당하였다. 나는 세기를 통하여 사랑의 온정이 없이 지내게 될 모든 감실과 상처의 몸이 되고 포로의 몸이 된 내 육신에게 굳고 찬돌 같은 무수한 얼음 같은 마음을 다 보았다. 내가 사랑을 목말라하고 영혼을 배고파한 때가 몇 번이냐?
영혼이 나를 찾아보아 주고 나를 받아 주기를 몇 날이고 두고 기다리는 것이 불가한 것이냐? 나는 내 목마름을 풀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밤을 영혼이 오기를 기다리며 새울꼬? 나는 자주 자주 영혼을 배고파 할 것이다 …… 그들의 충실 …… 그들의 친절을 목말라 할 것이다 …… 이 배고픈 것을 풀어줄 줄 아느냐? 괴로운 때에「이것은 당신의 근심을 감해 드리기 위하여 바칩니다 …… 고적하실 때 동무가 되기 위하여 드립니다」내게 이렇게 말해줄 줄 알까? 그때 저들은 나와 결합하여 어떠한 평화 중에 고통을 감내게 될 것이냐? 얼마나 저들이 용감해질 것이며, 얼마나 내 성심이 그들의 고통에서 위로를 취할 것이냐?
감금되어 있을 때 나는 내게 퍼붓는 추루한 말 때문에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당하였고, 또 후일에 내 극히 사랑하는 자들의 입에서 같은 말이 나올 것을 생각할 때, 그 부끄러움은 점점 더하였다. 군사들의 손으로조차 편태와 매 비가 내 몸에 쏟아질 때 나는, 통회가 없이 더러운 마음에 나를 받아들이며, 상습적 죄과로 내 위에 매질을 거듭하는 영혼들에게 매 맞을 것도 보았다.
군사들이 나를 일어나라고 강박하다가 결박한 채로 기운 빠진 나를 넘어지게 내버려둘 때 내 눈 앞에는, 배은망덕의 사슬로 나를 묶어 땅바닥에 끌며, 내 고적을 늘여가며 내 부끄러움을 새롭게 하는 영혼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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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된 영혼들아, 감금 중에 있는 네 정배를 바라보아라! 이 비참한 밤 동안 그가 당한 바를 생각하며 …… 그 근심 고통이 무수한 감실의 적막과 무수한 영혼의 냉정 가운데서 계속하는 것을 생각해라. 내게 무슨 온정을 베풀고자 하느냐? 네 마음을 내게 열어 내 거처하는 자리가 되게 하여라.
네 사랑의 사슬로 나와 너를 묶어라.
네 애정으로 나를 덮어라.
네 너그러운 마음으로 내 곯은 배를 채워라.
네 열성으로 나를 마셔라.
네가 충실히 나를 찾아봄으로 근심과 고독 중에 있는 나를 위로해라.
네 정결과 의지의 바름으로 내 부끄러움을 없애라. 내가 너한테 쉬기를 원하거든, 네 산란한 정욕을 진압시켜라. 그리하면 나는 네 고요한 영혼 가운데서 자겠다. 그 때 너는「나를 위하여 너를 희생한 것을 후회할 때가 도무지 없을 것이다. 너 나를 주의와 사랑으로써 네 마음 가운데 보존하여 주었으니, 나도 네게 무한한 보상을 주겠다 …… 너 내 쉼이 되었으니, 나는 영원에서 네 쉼이 되겠다」는 단 소리를 들을 것이다.
三월 二十일
감금되어 계신 천주를 본받으라 부르심
아직도 내 성심의 원을 들어라. 나를 따라 무수한 영혼들을 생각할 때 나는 사랑에 탔다. 감금되어 있는 동안 저들이 나를 본받으려 할 것을 보았다. 저들은 고통과 멸시를 받으려 할 것을 보았다. 저들은 고통과 멸시를 받을 때 나한테 정온하게 참아 받는 것만 배울 뿐 아니라, 저들을 박해하는 자들에게서 사랑도 배울 것이다. 내가 나를 박해하던 자들을 위하여 나를 제헌한 것과 같이, 저들도 자기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자기를 바침에 까지 갈 것이다. 이것을 볼 때 내 성심에는, 성부의 뜻을 채우고자 타는 열정의 불꽃이 치성하였다. 저렇듯 많은 고통 중에 혼자 있었으나, 성부와 친합하여 그 모욕당한 영광을 보상하려 나를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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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선택한 감금 중에서 살며 조물의 눈에 자주 자주 쓸데없고. 어떤 때는 위험스럽다고까지 여김을 받으며 살아가는 열심한 영혼들아 …… 무서워 말아라. 고적하고 비통한 이 시각에 세상이 너희들에게 소리 지르는 것을 들어라. 너희 마음을 너희 사랑의 유일무이한 대상인 천주와 더욱 강하게 결합하며, 무수한 죄악으로 모욕된 성부의 영광를 보상하여라.
三월 二十一일
「내 나라는 세상 것이 아니다」
이튿날 아침 가이파는 내 사형선고를 언도할 비라도에게로 나를 호송하라고 명하였다. 비라도는 처벌할 무슨 이유를 찾을까 하고 교활하게 내개 심문하였으나, 아무 이유도 찾지 못하고 제 양심에 크나큰 가책을 받았다. 그래서 내게서 손을 떼려고 헤로데에게로 압송하라로 명하였다.
비라도는 성총의 충격(衝擊)과 자기 정욕의 움직임 사이에서 어떻게 할찌 모르고 흔들리는 영혼들의 모양이다. 저들은 스스로 소경이 되어, 세상에게 우습게 보일까, 체면과 제게 대한 과도한 사랑에 끌려 차차 성총 밖에로 밀려가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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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라도가 묻는데 나는 아무 대답을 안했다. 그러나「네가 유데아인의 왕이냐?」고 물어 볼 때는 내 책임을 다하여 엄숙하게,「너 말하였다. 나 왕이다. 내 나라는 세상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와 같이 영혼도 고통과 비하(卑下)를 받게 될 때 용감히,「내 나라는 세상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호의를 받고 못 받는 것을 상관치 않는다. 나는 내 참 고향에로 간다. 이 참 고향에로 가기를 고대하는 동안 세상의 여론이 어떠함을 상관치 않고 내 의무를 흔연히 이행하겠다. 어떻게 여겨 줌을 받는 것이 대수로운 것이 아니다. 세상의 물의(物議)를 상관치 않고 성총의 소리를 따라가는 것이 위대한 것이다. 나 혼자서 이것을 할 수 없으면 도움을 구하고 의견을 청하러 가겠다. 대저 애아심(愛我心)과 정욕이 나를 악의 길로 유도하기 위하여 얼마나 나를 소경되게 하려 하는지 잘 안다」고 대답해야 한다.
같은 날
헤로데에게서
비라도는 나를 헤로데에게로 압령하기를 명하였는데, 헤로데는 제 정욕과 제 욕심의 만족만 찾는 패덕한 사람이었다. 제가 나를 제게로 압송하기를 바란 것은 내 말과 내 영적을 들어 보려 함이었다.
사랑하온 영혼아, 내가 이 패덕한 자 앞에서 받은 불쾌한 모욕을 생각하여라. 나를 살펴보고 물어보며 몸짓으로 나를 부끄럽게 하였다. 조촐하고 정조를 지키는 영혼들아, 와서 네 정배를 호위하여라. 헤로데는 내가 제 조소적 심문에 대답하기를 바라고 있었으나, 나는 내 입술을 열지 않았다. 저의 앞에서 나는 더 침묵을 지켰다. 이 침묵도 내 지위를 증거한 바이니, 그 패덕한 사람의 추한 말과 극히 조촐한 내 말과 서로 섞음이 부당하였음이다. 그동안 내 성심은 천상 성부와 친밀히 결합하였었다. 영혼들에게 내 피를 마지막 방울까지 주려는 원은 나를 태웠다. 일후에 내 표양과 내 관대한 덕에 끌려 나를 따를 자들을 생각할 제, 나는 사랑에 치성하였었다. 그 지겨운 심문소에서만 기뻐하였을 뿐 아니라 십자 형장에로 따라가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미친 사람과 같이 조롱의 표인 흰 옷을 입혀 사람들이 고함 지르는데 비라도에게로 압령하는 것을 가만히 있었다.
같은 날
비라도가 편태하라고 내 붙임
이 비겁한 인물이 겁이 나고 혼란하여 어디까지 이르는지 보아라. 내게 대해서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백성의 소동을 진압하려 나를 편태하라고 명한다. 비라도는 세속 혹은 본성의 요구를 용감히 끊지 못하는 영혼 모양이다. 이런 유의 영혼들은, 양심을 거슬러 자라는 뿌리를 잘라 버리지 않고,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며, 사소한 뜬 기운에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좀 따라도 가고 좀 물리치기도 하며, 성총을 온전히 물리치지 않고 반은 따랐다고 스스로 안심한다.
나는 이런 영혼에게 한 마디 말 밖에 더 아니하겠다.
「너도 비라도와 같이 나를 편태하게 내붙이는구나 …… 」너 오늘 요만큼 나아가나(그릇된 길로) 내일은 더 멀리 갈 것이다 …… 너 이렇게 하면서 네 본성의 유혹을 막을 줄 아느냐? …… 조금 있다가는 더욱 더 나아가려할 것이다. 네가 사소한 것에 들어 주면 들어 주고 늦추어 준 것 때문에, 오히려 원수는 더 강하게 되어 유감할 때는 훨씬 더 강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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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심의 극히 사랑하온 영혼들아, 나 얼마나 양순한 양처럼 부끄럽고 지겨운 태형(笞刑)을 받으러 갔는지 생각하여 보아라 ……
벌써 상처가 가득하고 피로한 내 몸을 악도들은 매와 노끈을 가지고 배로 더 때렸다. 어떻게나 지독하게 때렸던지, 내 뼈가 모두 물러났었다 …… 이루 셀 수 없이 상처가 났었다 …… 내 살조각은 채쭉에 묻어 날아 달아났었다 …… 내 피는 사방에서 솟아났었다 …… 나는 도무지 외양으로 사람 같지 않았었다. 아! 네 마음에 동정의 감동이 없이 고통의 바다에 있는 나를 생각할 수 있겠느냐? 나는 저 악도들의 불쌍히 여겨줌을 기다리지 않는다. 너희 간선을 받은 영혼들의 불쌍히 여겨줌을 기다린다. 내 상처를 묵상하며, 너희들에게 사랑을 증거하기 위하여 나처럼 고통당한 자가 있는지 보아라.
三월 二十二일
예수, 자관을 쓰시고 왕으로 조소를 받으심
이 폭도들이 하도 나를 때려 팔 기운이 진하여 때릴 수 없게 되매, 가시로 관을 결어 내 머리에 씌우고 내 앞에 둘러서서「왕이여, 네게 절하노라」하며, 혹은 나를 조롱하고 혹은 내 머리를 때리며, 누구나 제 멋대로 내 기진한 몸에 새로운 고통을 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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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관으로써, 얼마나 세인의 여론에 노예가 되어 있는 영혼 – 또 너무나 자기를 높이는 그런 무수한 영혼의 교오죄를 보속코자 하였는지 생각하여라. 내가 자관을 받으며 내 머리에 혹독한 고통을 받은 첫째 이유는, 자원 비하함으로써 내가 지시해 주는 길이 저희들 지위에 맞지 않는다고 - 가치를 깎는다고 그 길을 피하는 영혼들의 교오한 주창과 염오(厭惡)를 보속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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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길을 물론하고 천주의 성의로조차 지시되는 길이면 비천한 길이 없다. 네가 다른 길을 선택하고 네 원을 따르면서 천주의 성의를 따르는 줄로 생각한다면 그릇된 길을 걸으며 헛된 수고를 할 뿐이다. 즐거움도 평화도 없을 것이다. 즐거움과 평화는 모든 일에 있어 천주의 성의가 명하시는데 온전히 복종하며 천주의 성의를 이행하는 데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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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는 자기 생활을 결정하려 하여 자기 심중의 원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에게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아마 이런 자가 따르고자 하는 이러저러한 생활에 있어서 열심한 크리스띠안의 생활상 굳은 기초와 의무에 대한 습성과 가정적 덕성을 발견할 것이다 …… 그러나 허영, 교오가 조금씩 조금씩 그 정신을 흐리기 시작한다 …… 알려지고 더 부해지며 더 고귀한 인물이 되고자 하는 원에 끌리는 것을 주의치 않고 처음 가던 심리(천주께로 향하던 마음)에서 물러나 자기의 은밀한 야심에 맞는 것을 더 찾게 된다 …… 아! 얼마나 소경됨이며, 얼마나 무지한 짓인고! 나는 저런 영혼에게 너 이 세상에서 행복을 누리지 못하리라고 말하겠다.
× × ×
나 완덕에로 부른 영혼에게 말하겠다. 내 성의를 이행한다고 하며 내 자관의 가시를 내 머리에 처박는 그런 망녕된 꿈에 잠긴 영혼도 자주 만난다. 내가 바라는 영혼이 없는바 아니다. 내가 알고 사랑함 같이 나를 알고 사랑하는 영혼이 있다. 나 그들을 성덕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극히 안전한 방법을 마련한 데로 인도하겠다. 거기가 어디냐 하면, 내 성심을 열어 보이는 데다. 저들은 거기서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요 …… 또 내게로 많은 영혼을 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영혼들이 은밀한 교오로나 혹은 추루한 야심으로 눈이 어두워져 제 정신에 헛된 생각만 잔뜩 담아놓고 내 사랑이 지시하는 길에서 물러날 제 어떠한 속음인고? 나의 선택을 받은 영혼들아, 내 사랑이 인도해주는 길로 가기를 교만스럽게 거절하며, 내 성총의 부르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내 성의를 준행하는 줄로 아느냐?
三월 二十三일
예수보다 바랍바를 덧 낫게 여김
요세파야, 저들 중에 교오 때문에 그릇되는 영혼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듣게 하기 위하여 계속하자. 가시관을 쓰고 홍포를 입고 비라도에게로 압령된 게 다 이것 때문이다. 비라도는 내게서 아무 처벌할 죄를 찾지 못하고 다시 신문하였다. 저는 내게 대해서 전권이 있다 하며 어찌해서 대답을 아니하느냐고 물었다. 그때 나는 침묵을 깨뜨리고 저에게,「만일 위에로조차 네게 주심이 없으면 너 내게 대해서 아무 권리도 없다. 그러나 성경이 맞아야 할 것이다」하였다. 나는 다시 내 성부께 온전히 의탁하고 재차 입을 굳이 봉하였다. 비라도는 자기 아내의 주의시키는 말로 인하여 양심에 걱정이 생기고 백성이 소란 하는 것 때문에 번민을 받으면서 나를 구해 줄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실로 보기 참혹하게 된 나를 백성에게 내보이며, 나는 석방(釋放)하고 내 대신 유명한 도적 바랍바를 처벌하자 하였다. 그러난 군중은 모두「죽이소서. 우리는 저는 죽이고 바랍바를 살려 주기 원합니다」하고 고함 질렀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아, 악도들이 나를 어떠한 죄인 같이 취급했는지 보아라 …… 저들이 나를 얼마나 악인 중에도 제일 악인 밑에 낮추었는지 …… 나를 거슬러 나를 죽이라고 고함치던 노호(怒號) 같은 소리를 들어라. 나는 모욕을 피하고자 하기는 고사하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또 이 사랑이 나를 단순히 죽게만 하였을 뿐 아니라 …… 아주 부끄러운 죽음을 당하게 했다는 것을 가르치고자 그 모욕을 받았다. 그 때 내가 인성으로조차 설운 생각, 고통 등을 깨닫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희들이 당할 모든 고통을 받고자 하였다. 이리하여 내 표양으로 너희를 강장케하며 또 천주의 성의로조차 온다면 모든 고통을 어떻게 받아야 할 것을 알리고자 하였다.
× × ×
지금 어제 말하던 영혼 …… 완덕의 지위에 불려 있으면서 내 성총과,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자꾸 주저하고 세상의 평판을 꺼려 내가 지시하는 겸손의 길에서 후퇴(後退)하며 내개 봉사하고 내 영광을 위하는데 자기 힘을 더 믿는 그 영혼들에게 다시 말하고자 한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겠다. 내가 가난하고 비천한 부모에게서 구유에 …… 본고향과 본집에서 멀리 …… 연중에 제일 어려운 철에 …… 제일 추운 밤에 나게 되었을 때, 주저하였느냐? 사양하였느냐?
그 후로 나는 三十년 동안이나 내 양부 성요셉께서 일해 주시던 자들에게 본체만체하는 혹은 무시 천대하는 그런 모욕을 받아가며 어렵고 천한 일을 하며 살았다. 나는 어머니께서 가난한 가정에서 천역을 하시는데 도와 드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 벌써 열두 살 때에 성전에서 박사들을 가르친 나로서 목수일을 아니해도 좋지 않았느냐? 그러나 내 성부의 거룩하신 뜻이 이러하셨다. 또 따라서 이렇게 하는 것이 성부께 가장 큰 영광을 드리는 방법이었다.
나자렛을 떠나 공활(公活)을 시작할 때 곧 내가 메씨아라는 것과 천주 성자라는 것을 알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존경하고 내가 가르치는 것을 잘 듣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니하였다. 내 유일한 원의가 모든 일에 있어 성부의 뜻만 따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 내 수난의 시기가 이르러, 어떤 사람에게는 잔혹한 고통을 당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모욕을 당하고, 내 제자들에게는 버림을 당하고, 군중에게는 배은망덕을 받을 때 …… 육신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치명, 영혼에는 맹렬한 반향을 받을 때, 얼마나 더 뜨거운 애정으로 하늘에 계신 내 성부의 뜻을 좇았는지 보아라.
이와 같이 너도 본성으로조차 오는 설운 마음, 세속으로조차 오는 반대 위로 통과해야할 때 천주 성의에 흔연히 복종한다면, 천주와 친밀히 결합하여 형언할 수 없는 극한 감미(甘味)를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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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비하고 숨은 생활을 하는 영혼들이 받게 된다고 말한 그 염기(厭忌=싫어하는 것)를, 숨은 일을 하며 고요하게 살 소질이 있으나 세속에서 살게 되는 그 영혼들에게도 말한다.
선택된 영혼들아! 너희 행복과 너희 완덕이 너희 재미와 너희 경향을 따르는 데에 있지 않고, 사람에게 알려 살고 모르게 사는 데도 있지 않고, 너희가 받은 기능(技能)을 사용하고 감추는 데도 있지 않다 …… 천주께서 자기 영광과 너희 성덕을 위하여 명하신 그것과 완전히 일치하며 천주의 성의만을 사랑으로 따르는 데 있다.
요세파야, 오늘은 그만두고 내일 또 계속하자. 내 성의를 사랑하며 쾌속하게 쫓아라. 대저 모든 일에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三월 二十四일
예수, 사형 선고를 받으심
나보다 바랍바를 낫게 여김을 볼 때, 내 극히 유연(柔軟)한 성심이 받은 치명을 잠깐 묵상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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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께서 자기 가슴에 나를 안아 주시던 사랑, 내 양부께서 나를 위하여 들이신 수고 - 나를 위하여 당하신 피로 등이 다시 생각났다.
저 배은하는 백성에게 저렇듯 관후하게 베풀어준 은혜가 다시 생각났다. 소경을 보게 한 것, 병자를 낫게 한 것, 쓰지 못하는 지체를 고쳐준 것, 죽은 자를 부활케 한 것 등 …… 그러나 지금은 더할 수 없이 비천한 처지가 되고, 아직까지 아무도 받지 못한 미움의 대상이 되었다 …… 또 대도적과 같이 사형을 받았다! 비라도는 사형선고를 내렸다! 사랑하온 영혼이여, 내 성심의 고통을 익히 생각하여라.
같은 날
유다스의 실망
유다스는 나를 팔아 붙인 후 그 지겨운 독성죄를 책하는 양심의 소리를 억제치 못하고 방황하는 도망꾼처럼 오리와 산에서 물러갔다. 그리고 내가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소리를 듣자 더욱 지겨운 낙망에 빠져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내 사랑의 학교에서 오래 동안 지낸 이 영혼이 …… 내 도리를 배우고, 내 훈계를 듣고, 또 자주 자주 극악 대죄라도 용서해 주는 것을 내 입술로조차 들은 영혼이 영원한 멸망에로 자결(自決)하는 것을 볼 때, 내 성심이 받은 혹독하고 침중한 고통을 누가 알아들을꼬! 아! 유다스야! 나 네게도 용서해주기 위하여 내 앞에로 왜 오지 않느냐? 광분(狂憤)하여 나를 둘러싸고 있는 그들이 무서워 내개 가까이 못 오겠거든, 적어도 나를 바라나 보아라 …… 너 즉시 내 눈을 얻어 만나리라 …… 내 눈은 네 위에 쏠려 있다. 불행 중에 잠겨 있는 자들아 - 혹은 잠깐 혹은 오래 너희 죄 때문에 방황 도주의 생활을 하는 자들아 …… 만일 너희 죄가 너희 마음을 소경되고 완고하게 하였을지라도 네 성정(性情)의 이러한 것을 따르기 위하여 탈선하였을지라도 낙심치 말아라. 아! 네 과실의 동기 - 공범자는 너를 버리고 가고 네 영혼만 홀로 남아 심판을 받게 되었을지라도 낙심치 말아라. 숨이 붙어 있는 한 인자에로 달아와서 용서를 간구할 수 있다.
네가 젊고 네 과거의 악하게 산 생활이 너를 낙명시켰을지라도 무서워 말아라, 사람은 너를 무시하고 너를 죄인으로 취급하고 너를 모욕하고 너를 버릴지라도, 너희 천주께서는 네 영혼이 지옥불의 밥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천주께서는 너를 용서하시고자 자기게로 가까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신다. 너 만일 감히 천주께 말씀 드릴 수 없거든, 네 마음의 한숨이나마 저에게로 올라가게 해라. 미구에 용서와 생명의 샘으로 인도해 주시는 그 선하신 자부적(慈父的) 손을 만날 것이다.
네가 부러 일생을 거의 다 악행으로 혹은 무심이 지냈는데 돌연 영원의 시기가 이르렀다 하자. 낙심하며 눈을 감아서는 결코 못쓴다. 그르치지 말아라 …… 잘 들어라. 네 생명의 일초가 남았어도 아직 용서의 때가 있다. 이 경각에라도 네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 네 일생을 모름 중에 혹은 그르침 중에 허송하고, 또 네가 인생에게, 사회에게, 종교에게 큰 화의 원인이 되고, 그 다음에만 어떠한 환경으로 네 잘못을 알고 네가 빚어 놓은 과실과 화의 중합을 알았다고 하자. 낙심치 말아라. 오히려 네 영혼으로 하여금 더욱 열절한 통회를 발케 하며 너를 용서해 주시려 그침없이 고대하시는 그에게로 굳은 신뢰를 가지고 달아들게 하여라.
위에 말한 것은, 처음에 내 계명을 지키는 데 충실하나, 평안한 생활을 하며 조금씩 조금씩 냉해가는 그런 영혼에게도 한 말이다.
분발하여 영혼을 깨워가지고 오너라. 그때야 그의 생활이 영원을 위해서는 헛되고 무익하고 빈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악마는 흉악한 질투로 별별 가지 수단을 써가며 습격한다 …… 영혼을 실망, 쇠약, 근심에 집어넣는다 …… 영혼의 과실을 중대하게 나타내 보이며 공포와 낙망에 집어넣는다! …… 내게 속하여 있는 영혼아, 저 포악한 원수의 말을 듣지 말아라 …… 내 성총이 네게 경보(警報)를 주자, 곧 싸움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내 성심에로 달아오너라. 네 위에 내 성혈 한 방울이라도 떨궈달라고 구하여라. 내게로 오너라. 내가 신앙의 막에 가리어 어디 있는지는 너 잘 안다 …… 이 막을 쳐 들고 온전한 신뢰를, 네 허물과 네 가련함을 내게 말하여라. 내 말 공경하여 듣고, 네 과거를 조금도 무서워 말아라. 내 성심은 네 과거 일생을 인자와 사랑 바다에 잠가 넣을 것이다. 네 과실은 너를 겸손하고 공로를 더으는 동기가 될 것이다. 또 너 나를 더욱 사랑코자 하거든 내 용서를 생각하며, 네 죄가 도무지 내 인자보다 더 클수 없음을 알아라. 내 인자는 무한하다.
요세파야, 이 내 사랑의 바다 속에 숨어 있으며, 영혼들이 내 감정을 회득(會得)키 위하여 기구하여라.
三월 二十六일
갈바리아에 오르심
요세파야 계속하자,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길로 나를 따라 오너라.
유다스의 영원한 멸망이 내 성심을 근심의 바다에 잠가 놓고 있는데, 악도들은 내 고통을 보면서도 조금도 동정해 주지 않고, 모두 깨진 내 어깨에 구속의 묘리가 완성될 무거운 십자가를 갖다 짊어지웠다.
천상의 천신들아, 나를 생각하여라 …… 우주 기묘한 삼라만상의 조물주요 천신들이 그침없이 흠숭하는 천주께서 자기 마지막 숨을 지을 거룩하고 강복 받은 나무를 지고 갈바리아를 향하여 가는 것을 보아라.
나를 충실히 본받고자 하는 영혼들아, 너희도 나를 묵상하여라. 저렇듯 많은 형벌로 깨어지고 찢어진 내 몸은 땀과 피에 젖어 힘없이 걸어간다. 고통을 당하고 있으나, 그 고통에 동정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군중이 나를 따르나, 아무도 불쌍히 여기는 이 없고, 모두가 제 밥을 삼키며 달려드는 시랑이 같을 뿐이다.
나는 피곤하고 십자가는 무거워 중도에서 넘어지게 되었다 …… 그 때 그 무정한 악도들이 나를 난포하게 일으키는 것을 보아라. 어떤 자는 내 팔을 붙잡고, 어떤 자는 내 상처에 붙은 옷을 잡아당기며, 어떤 자는 내 목을 잡고, 어떤 자는 내 머리털을 잡아 끄들었다 …… 어떤 사람은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찼다. 십자가는 더욱 나를 찍어 누른다 …… 내 얼굴은 찢어지고, 내 피는 모래 먼지에 섞여 내 눈을 가리며 내 얼굴에 말라 붙는다. 나는 땅위에서 제일 불쌍한 자다.
같은 날
성모를 만나심
나와 같이 나아가자 몇 걸음 밖에 좀 멀리 내 어머니를 만날 것이다. 고통에 찔리신 마음으로 내 앞에로 오신다. 그 오시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천주 대전에 인내하는 힘을 얻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자기 영웅적 행동으로써 성자에게 구속사업을 계속 완성할 용기를 주시기 위함이었다.
이 두 마음의 치명이 어떠하였는지 생각하여라. 내 모친께서 모든 것 위에 제일 사랑하는 이는 자기 성자다. 모친께서 내게 오신다 하여도, 내게 아무 위로를 주시지 못하시고 도리어 내 고통을 더할 줄을 잘 아신다. 내 편으로서도, 나 역시 어머니를 위로하여 드리지 못할 뿐 아니라, 내가 처하여 있는 그 비참한 처지를 보여 드리는 것이 도리어 내 고통과 같은 고통을 들릴 줄 잘 안다. 나는 육체의 죽음을 당하고, 어머니께서는 심중에 죽음을 당하신다. 아! 내 눈이 어머니에게 쏠려 있는 것처럼, 어머니의 눈은 내게 향하여 계시다. 한마디 말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이 이 비참한 회견 중에서 무슨 사정을 말하고 있는지 아느냐? ……
사실이다. 어머니께서는 천주의 묵시로 자기 머리에 나타나던 내 고난의 모든 형벌에 다 참예하셨다. 내 제자 중 어떤이는 유데아인들이 무서워 멀리 도망하여 있을지라도 - 어머니께서는 내 사형 선고가 언도된 줄을 아시자, 나를 만나시러 나가사, 무덤에 묻힐 때까지 도무지 나를 떠나지 않으셨다.
三월 二十七일
시몬 치레네오가 예수 뒤에서 십자가를 짐
요세파야, 군중이 행진하는 갈바리아 길로 나를 따라 오너라 …… 저 악도들은 내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죽을까 두려 나를 도와 십자가를 지고 갈 누구를 구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되어, 주위에서 시몬이라는 사람을 불러낸다. 나를 도와 내 뒤에서 십자가를 지고 오는 그를 바라보며, 이 두가지를 깊이 생각하여라.
이 사람이 비록 마음은 좋으나 품삯군이다. 저 사람이 나와 같이 가며 내 십자가 무게를 나누나, 불러냈으니까 하는 것이다. 저는 십자가에 눌려 피로를 깨닫게 될 때 십자가가 더욱 내 어깨로 쏠리게 하였다. 그래서 또 다시 두 번이나 도중에서 넘어지게 되었다. 이 사람이 내 십자가의 한 부분을 가져 가는데 나를 도우나, 내 십자가를 다는 가져가지 않는다. 이 두 환경은 비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 × ×
내 뒤에서 저 사람처럼 행하는 영혼이 많다 …… 주저치 않고 나를 도와 내 십자가를 지고 가기를 승낙한다. 그러나 위로와 평안을 찾는다 …… 나를 따르기를 동감(同感)하는 영혼은 많다. 목적은 완전한 생활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경우에 있어서 제 유익 - 제 일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 십자가에 눌릴 적에 비틀거리며 십자가가 떨어지는 것을 내벼려 둔다. 저들은 할 수 있는 대로 고통을 적게 받으려 하며, 인애지덕을 변변치 않게 행하며, 겸비 피로는 피한다 …… 또 혹은 저들이 내버린 것을 원통히 생각하며 다소의 편리, 다소의 낙을 찾으려 한다. 한마디로 나를 위해서라는 것보다 자기를 위해서 나를 따르는 이기적(利己的) 영혼들이다. 저들은 구속(拘束) 당하는 것 - 피할 수 없는 것만 받으려 한다 …… 저들은 십자가를 지고 감에 있어 나를 돕는데 사소한 부분을 가져가는데 불과할 뿐이다. 구령에 없지 못할 공로를 간신히 마련하는 정도이다. 저들이 영원에 들어가서야만 그것을 알게 될 것이다.
× × ×
이와 반대로 자기 구령의 욕망 - 아니, 그 욕망보다도 더욱 내가 저들을 위하여 받은 고통을 생각하고 내 사랑에 핍박되어 갈바리아 길에 나를 따르고자 결심한 자도 많다. 저들은 완전한 생활을 잡고 내 십자가의 한 부분만 가져가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온전히 지고 가기 위하여 내 봉사에 헌신하는 자들이다. 저들의 유일한 욕망은 나를 쉬게 하고 나를 위로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하여 저들은 내 성의가 요구하는 모든 일에 자기를 희생하며, 내게 의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찾는다. 저들은 보상도 생각지 않고, 저렇게 하는 데로조차 오는 공로도 생각치 않고, 저렇게 하는 데로조차 오는 피로나 수고도 생각지 않는다. 저들의 유일한 목적은, 내게 자기 사랑을 증거하고 내 성심을 위로하는 것이다.
내 십자가가 병고의 형체로 나타나든지, 저들의 취미(趣味)에 반대되고 재능에 잘 맞지 않는 그런 무엇으로 오든지, 웃어른의 편으로조차 잊어버리는 그런 무슨 가면(假面)을 쓰고 오든지, 주위 사람의 어떤 반대의 형체를 쓰고 오든지, 어디로조차 오든지, 어떠한 가면을 쓰고 오든지, 자기 의지가 용허하는 대로 온전히 복종지심을 가지고 받는다.
저들은 어떤 때 내 성심께 대한 위대한 사랑과 영혼에 대한 참 열성에 북받쳐 어러저러한 환경에서 더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한다. 그러나 바라던 것 대신에 가지각색의 고통과 비하(卑下)가 저의 위에 떨어진다. 그 때 사랑의 감득을 받은 영혼들은 자기 수고의 바라지 않았던 결과를 거두게 된다. 저들은 거기서 내 십자가를 보고 숭배하며 봉헌하며 내 영광을 도모하기 위하여 그것을 사용한다. 아! 이 영혼들이야말로 사랑 외에 아무 이익도 바라지 않고 진실히 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영혼이다. 저들이야말로 내 성심을 쉬게하고 현양하는 영혼이다. 그런즉 너를 끊고 고통을 당하는 것이 효과 없이 오래 지연되고 혹 아무 효과 없는 것 같을지라도 헛되지도 않고 무익하지도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두어라. 후일에 풍성한 수확이 있을 것이다. 진실한 사랑이 있는 영혼은 당하는 고통이나 하는 것을 계산치 않는다. 보상도 찾지 않는다. 천주께 위대한 영광이 될 줄로 믿는 것은 무엇이든지 찾아 행한다. 천주를 위하여 피로와 수고의 값을 찾지 않는다. 또 성실히 사랑으로써만 행하기 때문에, 동(動)도 받지 않고 불안도 느끼지 않는다.
어떤 환경에 있어서 반대를 받고 박해를 받을지라도 평화를 잃지 않는다. 저의 행실의 다만 한 동기가 사랑이니까 …… 사랑에 결과를 맡길 뿐이다.
값을 찾지 않는 영혼들이 이런 영혼들이다. 저들이 바라는 것은 다만, 내 위로, 내 안식, 내 영광뿐이다. 내 십자가를 온전히 받아 자기 어깨에 전 무게를 짊어지는 것의 이유가 이것이다.
三월 二十八일, 성주간 화요일
십자가에 못 박히심
갈바리아에 이르렀다. 시각이 박도하였으므로 군중이 소란하다. 나는 아주 피곤해서 간신히 걸을 정도다.
나는 도중에서 세 번 넘어졌다.
첫 번 넘어짐은, 악습에 뿌리박힌 죄인들에게 회두하는 힘을 줄 것이다 …… 둘쨋번 넘어짐은, 근심과 불안에 습격을 받아 열성을 다시 발하지 못하고 덕행의 길을 다시 잡기 어려울 만큼 소경된 나약한 영혼에게 원기를 줄 것이다 ……세쨋번 넘어짐은, 죽을 때에 죄를 벗어나도록 영혼들을 도와 줄 것이다.
저 흉포한 자들이 지금 얼마나 난포하게 나를 둘러싸고 있는지 살펴보아라 …… 어떤 자는 내 십자가를 땅 위에 놓고 나 못박을 준비에 분주하고. 어떤 자는 내 상처를 건드려 다시 터뜨리며 내 옷을 벗기느라고 부산하다 …… 내 피는 다시 흐른다. 사랑하온 영혼아, 내가 군중 앞에 이렇게 나타나게 되었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겠는지 생각하여 보아라. 내 육신에는 어떠한 고통이며, 내 영혼에는 어떠한 부끄러움인고! 어머니께서 저렇듯 애써서 만들어 입혀 주시고 어려서부터 나와 같이 부드럽게 자란 두루마기 …… 저 포악한 군사들이 벗겨서 제비를 뽑는다 …… 이 지겨운 장면을 목격하시는 어머니의 고통은 어떠할꼬! 지금 내 피에 흠뻑 젖은 이 두루마기를 얼마나 가지고 싶어 하실꼬!
× × ×
시각은 왔다! 악도들이 나를 십자가 위에 놓는다. 내 손을 끌어 구멍을 낸 자리까지 잡아당긴다. 내 전신은 지독히 당겨졌다 …… 십자가가 흔들릴 때마다 항상 가시관을 쓰고 있는 내 머리는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래서 가시는 더욱 깊이 들어갔다 …… 내 바른 손을 뚫는 마치의 첫소리를 들어라 …… 땅 속까지 울린다! …… 또 들어라. 내 왼 손을 박는다. 아 참경에 하늘도 전율(戰慄)하며 천신들도 업더진다! 나의 침묵은 더욱 깊어지며, 내 입에서는 한 마디도 탄식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
내 손을 못 박은 다음 내 발을 막 잡아당긴다. 상처가 다시 터지고 …… 힘줄이 끊어지고 …… 뼈가 드러나며 …… 내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내 발은 껴창이 나고, 내 피는 땅을 적신다. 잠깐 동안에 구멍이 나고 피투성이가 된, 이 손과 발 …… 옷을 벗기우고 상처에 덮인 이 몸 ……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고, 먼저 땀피에 흉하게 된 이 머리를 생각하여라. 침묵, 인내, 이 잔혹한 고통을 받은 희생심을 기묘히 여겨라. 고통을 당하는 그는 누구며, 이런 모욕의 희생자는 누구냐? 예수 그리스도다 …… 천주 성자다! 하늘과 땅과 바다를 창조한 그 …… 초목을 자라게 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에 생명을 주는 그 …… 사람을 조성하고 우주를 지배하는 능력을 가진 그다. 그가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빼앗기고 움직임도 없이 있다 …… 그러나 오래지 않아 무수한 영혼이 저에게 영광을 드리고 저에게 마땅한 사랑을 증거하기 위하여, 재산, 안락, 영예, 가정, 고향, 그 외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따를 것이다.
하늘의 천신들아, 또 나를 사랑하는 영혼들아, 정신 차려 생각하여라. 군사들은 뒤로 나간 못끝을 구부려 붙이기 위하여 십자가를 뒤집는다. 이렇게 함은, 내 몸무게에 못 견디어 못이 빠지는 것을 방비하려 함이다. 십자가를 뒤집는 바람에 이 거룩한 육신은 땅에 닿았다 …… 마치소리가 이쪽에서 저쪽에서 울리는 동안 갈바리아 절정은 광경 중에 더욱 기묘한 광경이 연출된다. 이 지겨운 광경을 힘없이 보시며 성부의 인자를 간구하시는 어머니의 기구에 천신들의 무리가 내려온다. 저 무리는 내 몸이 땅에 닿지 않게 - 십자가에 찧겨 눌리지 않게 떠받들러 온 자들이다. 군사들은 난포하게 친다. 이 광경에 우주가 전율하고, 하늘이 묵묵하며, 모든 천신들이 부복하여 숭배한다.
천주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십자가에 달린 네 예수를 생각하여라! 저는 움직임도 없고, 옷도 없고, 여겨줌도 없이, 존경도 없이, 자유도 없이 있다! …… 저는 다 빼앗겼다! 아무도 그를 불쌍히 여기는 이 없고, 그 고통에 동정하는 이도 없다. 오히려 조소와 고통이 더욱 갈마들며 혹독한 고통을 더할 뿐이다. 너 참으로 나를 사랑하거든, 모든 것에 나와 같아질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내게 합하는 것은 하나도 거절치 말고,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아끼지 말고 해라.
지금 너는 땅에 부복하여 나 네게 말하는 것을 들어라.
내 뜻이 네게서 개선하며,
내 사랑이 너를 파괴하며,
네 가련함이 나를 현양케 되어 지이다,
三월 三十일, 성주간 금요일
가상 칠언(架上七言)
요세파야, 너 내 고통을 알지 …… 끝까지 나를 따르며 내 고통의 한 몫을 가져라.
내 십자가는 세워졌다. 세상 구속 시간이다! 내가 군중의 조소거리가 되고 구경거리가 되었으나, 그러나 영혼들의 사랑하고 기묘히 여기는 바도 되었다. 이 때까지는 죄인들의 사형 형구이던 이 십자가는 세상의 빛이 되고 평화가 되었다.
죄인들은 내 거룩한 상처에서 용서와 생명을 얻을 것이다 …… 내 성혈은 그들의 허물을 다 씻어 없이 할 것이다.
정결한 영혼은 내 성흔(聖痕)에 와서 목마름을 풀며 주의 사랑에 탈 것이다 …… 거기서 저들은 영원한 거처를 굳게 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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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이 하는 바를 아지 못함이니다.」
저들은 자기의 생명이 되는 그를 알지 못하였나이다. 저들은 제 죄악의 모든 의분을 그의 위에 실어 놓았나이다. 그러나 성부여, 간구하오니, 당신 인자의 모든 힘을 저들 위에 내려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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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늘 나와 한가지로 천국에 있으리라.」
대저 네 구세주의 인자를 믿는 네 신앙이 네 모든 죄를 없이하였음이다 …… 너를 영원한 신앙에로 인도하는 것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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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여, 당신 아들이 여기 있나이다.」
오! 내 모친이여, 내 형제들이 여기 있읍니다. 저들을 수호하시며 사랑하소서.
내 생명의 희생을 받은 너희들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너희들에게는 지금 어떤 필요한 경우에든지 달려들 수 있는 어머니가 계시다. 나는 너희 모든 이에게 내 본 어머니를 주며 너희들을 극히 친밀한 형제의 사슬로 결련(結連)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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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천주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참말이다. 지금부터 천주께「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할 권리가 영혼에게 있다. 인생은 구속의 묘리가 이루어진 후로 사실 천주의 아들이 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동생이 되고 영생의 산업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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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목마르다.」
오! 성부여, 당신 영광을 목말라하나이다. 시각이 당도하였읍니다! …… 이제부터 내 말이 실현됨에 따라 세상이, 성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성부께서 현양되실 것을 알게 되겠나이다. 당신 영광을 목말라하며 영혼을 목말라하오니, 이 목마름을 풀기 위하여 내 피를 마지막 방울까지 바쳤나이다.
그러므로 말씀하옵니다.
「다 마쳤다」
성부께서 사람에게 생명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당신 본 아들을 죽음에 붙이신 사랑의 막대한 묘리가 지금 완성되었나이다. 당신 성의를 이루기 위하여 세상에 왔었나이다. 성부여 채워졌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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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손에 내 영혼을 맡기나이다.」
당신께 내 영혼을 맡기나이다. 내 뜻을 행한 영혼은 이와 같이 실답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다 마쳤나이다! …… 내 주여, 내 천주여, 내 영혼을 받으소서. 이 영혼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요세파야, 너 들은 것을 기록해라. 목마른 자는 마시고, 배고픈 자는 먹기 위하여 기록해서 읽게 하는 것이 내 원이다.
예수 성심과 합하여 드리는 기도문
영원하신 성부여! 인자하신 성부여! 당신 성자의 성혈을 받으시며 …… 그 상처를 받으시며 …… 영혼들을 위하는 그 성심을 받으소서. 가시에 뚫린 그 머리를 보소서 …… 이 성혈이 도무지 헛되이 되지 말게 하소서.
나 당신께 영혼을 드리기 위하여 당한 목마름을 보소서. 성부여, 이 영혼으로 하여금 멸망치 말게 하소서. 당신을 영원히 현양하기 위하여 저들을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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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하신 성부여! 당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성혈에 목욕한 이 영혼들을 보소서 …… 간단 없이 당신께 제헌되는 신적 희생의 성혈에 젖은 이 영혼들을 보소서! …… 정화 소진시키는 이 성혈이 저 영혼들을 구하는 데 족치 못하겠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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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시고 의로우시며, 무한히 인자하시고 선하신 천주 성부여! …… 사랑으로 인생을 조성하시고, 사랑으로 인생을 천국복락의 산업자로 정하신 성부여, 당신께 죄를 지어 당신의 노를 받게 하였사오면 속죄의 희생으로 자기를 바치는 당신 성자의 공로를 받으소서. 이 공로를 보시고 용서하시며, 천상 산업의 권리를 도로 주소서. 성부여, 영혼들을 불쌍히 여기시며 인자를 베풀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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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히 거룩하신 천주여, 무한히 인자하신 성부여! 흠숭하나이다. 주야 시시각각으로 방방곡곡에서 죄인들에게 받으시는 능욕을 보상하겠나이다. 그러나 성부여, 이 시간에 범행하는 촉범과 죄악을 제일 먼저 보속코자 하나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영혼들의 흠숭과 속죄의 모든 행실을 바치오며, 제일 시시로 세상 도처 제대 위에서 제헌되시는 당신 아들의 그침 없는 희생을 바치나이다. 무한히 동정이 깊으시고 선하신 성부여, 죄인들의 능욕을 보상하기 위하여 극히 조촐한 이 성혈을 받으시며, 또한 그 성혈로써 저들의 죄악을 씻어 주시며 인자를 베풀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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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부여, 하늘의 성부여, 당신 성자의 상처를 바라보소서. 영혼들로 하여금 당신 성총에 응하기 위하여 저 상처를 받으소서. 당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수족을 뚫은 못으로 굳은 마음을 뚫으시며, 성혈로 정결케 하소서. 당신 성자 예수의 어깨를 누른 십자가의 무게를 생각하시고, 고해소에 있는 영혼들의 죄짐을 벗겨 주소서.
하늘의 성부여, 당신 사랑하온 성자의 자관을 바치나이다. 자관의 고통을 기억하시고, 영혼들로 하여금 자기 죄를 아파하는 진절한 통회에 찔리게 하소서. 인자하신 성부여, 당신 성자 십자가상에서 받으신 고독과, 그 목마르심과 그 모든 형고를, 죄인들이 자기 죄로 고통을 당할 때에 위로와 평화를 얻기 위하여 바치나이다.
동정심이 충만하신 천주여! …… 당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 자기를 못박는 저들을 위하여서까지 기구하여 주신 그 항구심을 생각하며 간구하오니, 영혼들로 하여금 천주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며 선에 항구하게 하여 주소서.
또한 당신 성자의 고통이 영원한 복으로 변함과 같이, 통회 보속하는 영혼들의 고통도 당신 영광의 갚음으로 영원한 월계로 변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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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랑하오신 성부여! 무한히 선하신 천주여, 당신 공의와 세상 죄악 사이에 자기를 두고 당신 용서를 간구하시는 당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소서.
인자하신 천주여, 인생의 나약함을 불쌍히 여기소서. 저들의 신심을 비추어, 그들로 하여금 유혹되지 말게 하시며, 구령의 원수가 쳐 놓은 그물을 물리치고 새로운 원기로 진리의 길에 올 용력을 영혼들에게 주소서. 영원하신 성부여, 당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 수난시에 받은 고통을 보소서. 영혼들에게 광명과 힘과 용서와 인자를 얻어 주기 위하여 자기를 당신 대전에 희생으로 바침을 보소서.
천신 성인도 당신 대전에 나타나기에 부당할 만큼 지극히 거룩하신 천주여, 생각과 원욕으로 범하는 숨은 모든 죄를 용서하소서.
이 죄과의 보속으로 당신 성자의 뚫린 머리를 받으소서. 저 머리에서 저렇듯 많이 솟아나는 극히 결백한 성혈을 받으소서. 때묻은 정신을 씻어 주시며, 어두운 오성(悟性)을 비추어 밝혀 주시며, 이 성혈로써 그들에게 용서와 광명과 생명이 되게 하소서.
지극히 거룩하신 성부여,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과 공로를 의지하여 그리스도와 같이 그 이름으로 당신 대전에 용서를 빌며 자기를 헌신하는 모든 영혼들의 공로와 고통을 받으소서.
인자와 사랑의 천주여, 약한 자에게는 힘이 되시고, 소경에게는 광명이 되시며, 영혼들의 사랑의 대상이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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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사랑하사 당신 외아들을 죽음에 붙이신 영원하신 성부여, 그 성혈과 그 공로와 그 성심을 보시고 전 세계를 불쌍히 여기시며, 범행되는 모든 죄악을 용서하소서.
당신을 사랑하는 영혼들의 겸손된 보속을 받으시며, 저들을 당신 성자의 공로와 합하여 그들의 행실로써 큰 효과를 맺게 하소서.
영원하신 성부여, 세상을 불쌍히 여기시며, 아직 공의의 시기가 이르지 않고 인자의 시기임을 잊지 마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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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여, 당신의 극히 사랑하온 성심을 의지하여 간구하오니, 온 세상의 사제와 전교사와 당신 말씀을 전할 의무를 가진 모든 이를 당신 사랑과 당신 영광을 위하는 불에 태우사, 저들로 하여금 영혼을 악마의 수중에서 구원하여, 그침 없이 당신을 현양할 당신 성심의 안전소에 인도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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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3월 5일 교회인가
1962년 6월 5일 인 쇄
1962년 6월 25일 발 행
역편자 이 재 현
발행자 김 수 환
발생소 가 톨 릭 출 판 사
100 서울시 중구 중림동 149-9
등록 : 1958.1.16. 제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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